이라크전이 2일로 개전 14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미.영 연합군은 `바그다드 대회전(大會戰)'을 앞두고 이라크 최정예 공화국 수비대에 총공세를 펼치면서 진격, 10㎞앞에서 대치,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미 중부군사령부가 그동안 보급선 확보와 이라크 민병대의 게릴라전에 맞서 중.남부 전선 장악을 위한 전투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바그다드 진격을 계획하고있어 이르면 내주중 `바그다드 전면전'이 전개될 전망이다. 이에 맞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이라크 군과 국민들에게 미.영 연합군공격에 대항하는 `성전(聖戰.지하드)'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고 공화국 수비대도 바그다드 사수를 위해 남하하는 등 `옥쇄(玉碎) 작전'에 나서고 있다. 한편 미.영 연합군이 이라크측의 `자살폭탄' 공격에 맞서 적극적 공격에 나서는한편 바그다드 공습이 지속되면서 민간인 56명이 사망하고 310명 이상이 부상하는등 민간인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 바그다드 진격 `초읽기' = 미.영 연합군은 중.남부 보급선 확보를 위한 지상전 강화에서 벗어나 바그다드 진격으로 전환하라는 새로운 공격계획 명령을 하달받았다고 미국의 CNN 방송이 1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미 관리들의 말을 인용,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군사령관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적절한 시간이 되면 전술적 이익을 확보할 것이라며 조만간 바그다드총공세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미 지상군 증원이 시작되면 나자프와 바스라, 나시리야 등 중.남부 전투에서 전투중인 미 5군단과 제1해병대원정군은 바그다드 진격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이 방송은 전했다. 미 제3보병사단은 바그다드 남쪽 80㎞의 카르발라∼힌디야∼힐라 지역에 전선을형성하고 있으며, 바그다드 동쪽에 포진돼있는 미 제1해병대원정군도 쿠트와 나시리야 등에서 이라크군과 교전을 벌이면서 바그다드 진격을 준비중이다. 이에 맞서 북부전선에 주둔했던 공화국 수비대의 네브차드네자르.함무라비.니다사단 등이 메디나사단을 지원하기 위해 남하하고, 바그다드 보병사단도 남쪽 쿠트로이동하는 등 `바그다드 수호'를 위한 방어막을 치고 있다. 이에 따라 미.영 연합군의 선봉대와 공화국 수비대 일부가 불과 10㎞를 앞두고대치하면서 교전을 벌이는 등 미.영군과 공화국 수비대와의 전선이 갈수록 확대되고있다. ◇ 후세인 `지하드(聖戰)' 촉구 =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1일 이라크 국민들에게 미.영군의 침공에 맞서 승리를 다짐하면서 `지하드(聖戰)'을 촉구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날 모하메드 사이드 알-사하프 공보장관이 이라크 국영TV에출연해 대독한 연설을 통해 "우리에게 영광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면서 "미.영군은 `악의 침략자들'"이라고 비난한 뒤 성전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국가는 오래 존속될 것이며, 신은 위대하다"고 전제, "이 전쟁은 우리의 종교와 재산, 민중과 존엄성에 대한 침략"이라며 "그들은 패배자이자 악마, 범죄자"라고 주장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전쟁 발발 이후 2차례에 걸쳐 대국민 연설을 실시했으나 이날은 모습을 직접 드러내지 않은 채 연설문을 대독시켰다. ◇ 럼즈펠드 `종전 협상설' 일축 =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미국이 이라크와 종전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소문과 관련, "이라크와 어떤 협상도 벌이지 않고 있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합군이 이라크와 논의할 유일한 의제는 이라크의무조건적인 항복 뿐"이라며 "후세인과 그의 정권이 권력을 유지한 채 전쟁이 끝나는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라크전 전황과 관련, "미.영 연합군이 바그다드 남.북.서쪽에서 압박해 들어가고 있으며 바그다드 사방을 포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도 이날 연합군과 중대한 전투가 진행중이며"준비가 되는 대로 이라크군을 더 강력히 밀어부칠 것"이라고 말했다. ◇ "미군, 나자프 확보" "이`군 모술서 영군 격퇴" = 미군이 바그다드 남서쪽 160㎞ 지점에 위치한 전략도시인 나자프를 거의 확보했다고 밝힌 데 대해 이라크군은북부 유전도시 모술서 영국군을 격퇴했다고 주장했다. 미군 제101공중강습사단 항공여단장 그레그 개스 대령은 이라크군이 지난 사흘간 강력한 저항을 해왔지만, 이제는 그들의 방어진지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개스 여단장은 "지난 며칠간 미군이 상당한 전진을 했으며, 나자프 확보에 매우근접했다"고 전하면서 "며칠내로 나자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알-사하프 장관은 이날 전황 브리핑에서 "모술에 공중 침투하려던 영국군대부분이 제거됐으며, 불과 몇명만이 살아남아 헬기를 타고 도주했다"고 말했으나영국군 사망자 수는 밝히지 않았다. ◇ 민간인 피해 속출 = 미.영 연합군이 이라크 민병대측의 `자살폭탄' 공격에맞서 적극적 공세를 취하면서 민간인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미.영 연합군의 폭격으로 바그다드 남쪽으로 80㎞ 떨어진 힐라 부근에서 영.유아 9명을 포함해 민간인 48명이 숨지고 310명이 사망했다. 이에 앞서 지난 달 31일에는 이라크 남부 나자프시 검문소에서 제지명령에 응하지 않은 민간차량에 발포,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한 민간인 7명이 사망했다. 알-사하프 장관은 지난 31일 밤 공습으로 전역에서 민간이 56명이 사망하고 268명이 부상했으며, 이중 바그다드에서만 2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워싱턴.쿠웨이트시티.이라크 중.남부=연합뉴스) 김대영.임상수.옥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