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1일 저녁 이라크 국영 TV를 통해 생중계된 대국민 연설을 공보장관에게 대독하도록 함으로써 그의 생존 여부와 행방에 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고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이라크 국영 TV가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이날 오후 8시 정각(현지시각)에 후세인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을 중계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후세인은 끝내 TV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후세인은 대신 모하마드 사이드 알-사하프 공보장관이 대독한 간략한 대국민 연설에서 이슬람 신자들과 이라크 국민들에게 "미.영 연합군에 대항하는 성전(聖戰.지하드)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후세인이 TV에 등장하지 못함으로써 이라크전 개전 이래 2차례 있었던 TV 대국민 연설의 진실성에 대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후세인이 TV 메시지를 통치수단으로 이용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면서 "이 시기에 그가 TV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도 후세인의 TV 출연 불발로 그가 연합군의 바그다드 공습으로 인해 사망 또는 부상했다는 추측이 다시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영 연합군은 11일전 이라크 공격을 단행하면서 후세인이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벙커를 폭격했으며 서방 언론들은 이 같은 `목베기' 공습으로 후세인이중상을 입었거나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해 왔다. 이라크 국영 TV는 뒤이어 두꺼운 안경을 쓴 후세인이 승전을 장담하는 모습 등을 방영했으나 일부 서방 언론들은 녹화된 테이프를 방영했거나 대역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