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2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이슬람 종교시설들을 파괴하고 그 책임을 연합군에 전가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블레어 총리는 이날 하원에 출석해 의원들의 대정부 질의에 답변하면서 이라크정권이 지난 91년 걸프전에서 피해를 입었던 이슬람 성지(聖地)와 사원들을 파괴하려 한다는 정보보고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영 연합군은 이런 성지들을 보호하기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다할것이라면서 "후세인 정권이 성지 파괴를 구상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정권의 본질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는 또 전후 이라크를 통치할 임시정부 구성을 놓고 미국과 이견이있음을 시인했다. 블레어 총리는 미국이 제이 가너 미 육군예비역 장성을 수반으로 하는 임시정부를 구성하고 장관 23명을 모두 미국인으로 임명하기로 했다는 보도와 관련, "자문관이 있을 수는 있지만 외국인이 이라크 정부를 직접 운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말했다. 그는 현재까지 미국과 합의된 사항은 전후 구성될 이라크 정부가 유엔의 승인을받아야한다는 것, 그리고 가능한 빠른 시일안에 이라크인들에게 주권을 이양해야 한다는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블레어 총리는 그러나 전후 이라크에 대한 구체적인 통치계획을 말해달라는 의원들의 질의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번 전쟁이 100명의 새로운 빈 라덴을 탄생시킬 것이라는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경고와 관련, 블레어 총리는 지금은 설명이 불가능하지만 전쟁이 끝나면 아랍과 이슬람 세계는 이라크 주민들이 압제에서 해방됐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말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