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증세의 괴질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 아시아 전역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가운데 필리핀 정부는 SARS에 감염됐을가능성이 있는 23명의 자국민에 대해 격리조치를 취했다고 1일 밝혔다. 필리핀 보건부는 격리치료 중인 23명이 최근 홍콩, 중국 및 싱가포르에서 귀국한 사람들로 모두 폐렴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가운데 대부분은 현재 마닐라의 종합병원에 격리수용돼 있으며, 나머지는 중부와 북북지역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건부는 덧붙였다. 이와 관련, 보건부 관계자는 필리핀에서는 아직 SARS 감염환자가 없는 상황이지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홍콩, 싱가포르, 중국 남부 등 SARS 환자가 발생한 국가를 여행한 자국민들에 대해 감염 여부를 가리기 위해 입국 직후 적어도 1주일 동안 격리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자진신고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공항직원들에 대해서는 보호책으로 가스 마스크를 제공하고 있으며, SARS 환자를 추적 중인 의료진에 대해서는 다른 진료를 하지 말도록 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와 홍콩 위생서는 이날 지금까지 괴질에 감염된 환자는 17개국에서 모두 1천712명이며 이중 사망자는 62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