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의 진행에 관한 세세한 내용에 몰입하고 있으며 전쟁 개시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제거를 위한 바그다드 폭격을 직접 지시했다고 뉴욕 타임스 인터넷판이 29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의 측근과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부시 대통령이 개전 명령을 내릴 때의 상황 등 군 통수권자로서 전쟁에 임하는 여러 모습들을 묘사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지난 19일 아침(현지시간) 백악관 상황실에서핵심 참모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토미 프랭크스 중부군 사령관 등 이라크 전쟁을 일선에서 이끌 고위 지휘관들과 화상회의를 갖고 직접 전쟁을 개시할 것을 명령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휘관들에게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다 갖췄는지물었고 개전 명령을 내린 뒤 "신이여 우리 군대를 축복하소서"라고 회의를 마무리지었다. 프랭크스 사령관도 "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라는 말로 응답했으며 이때 부시 대통령 옆에 있던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그의 손을 가볍게 잡았다고 한 고위 관리가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같은 날 저녁에는 후세인 대통령과 두 아들이 잠들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미국 첩자로부터 정보보고된 바그다드의 지하 벙커 폭격 명령도직접 내렸다. 부시 대통령은 현지 일출 시간과 폭격기 또는 미사일의 비행 시간 등을 고려해 프랭크스 사령관이 제시한 공격시한이 마감되기 2분전인 7시12분 "갑시다"라는 말로 후세인 대통령의 벙커에 공격을 가할 것을 명령했다. 미군은 서둘러 마련된 공격계획에 따라 스텔스 폭격기로 두기의 벙커 버스터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걸프해역과 홍해에 배치된 군함들은 모두 36발의 미사일을퍼부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91년 걸프전을 이끌었던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는달리 전황에 관한 내용을 세세하게 챙기고 있다고 관리들은 전했다. 백악관은 부시 대통령이 자신에 찬 국가수반이며 전쟁의 운영은 장군들에게 맡겨 놓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아버지의 암살을 시도했던 후세인 대통령에 대해 전쟁을 벌이는 것이 개인적 복수라는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바그다드에 가해진 첫 폭격에 대한 보도조차 보지 않았다는식으로 설명했으나 실상은 백악관 관리들의 말과는 조금 다르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영내로 진격한 제101 공중강습사단의 현 위치가 어디며제3보병사단이 어디로 진격하고 있는 지를 물을 정도로 전쟁 진행상황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플라이셔 대변인도 부시 대통령이 바그다드 폭격시 TV로 보도된 현장상황을 지켜 보고 있었다는 점을 뒤늦게 인정했다. 부시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주말을 보낼 때도 틈나는대로 케이블 TV방송을 지켜봤으며 관심이 가는 일이 보도되면 인근에 있던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안보보좌관을 전화로 호출해 챙겨볼 것을 지시하곤 했다. 지난 주말 캠프 데이비드에서 부시 대통령과 함께 지낸 그의 친구 로널드 베츠씨는 "부시 대통령은 전쟁에완전히 몰입해 있다"면서 이틀간 함께 지내는 동안 전쟁 이외에는 거의 이야기하지않았다고 말했다. 이라크 전쟁은 부시 대통령의 생활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시 대통령은 매일 하루 3시간씩 전황과 정보 브리핑을 받고 있으며 이밖에도라이스 안보보좌관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앤드루 카드 백악관 비서실장 등으로부터 끊임없이 최신 상황을 보고받는다. 가장 중요한 정보가 전달되는 매일 아침 전시 내각 회의에서는 카타르 도하의프랭크스 사령관이 벽면의 대형화면에 등장해 최신 전황과 날씨, 앞으로의 전투 등에 대해 설명한다. 행정부 관리들은 대통령 부인 로라 부시 여사와 텍사스의 고교동창인 프랭크스 사령관은 부시 대통령이 가장 신임하는 인물로 그가 원하는 것은대부분 들어준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이 논란이 일었던 전쟁 계획, 예컨대 상대적으로 적은 병력으로 전쟁을 시작키로 한 결정 등에 얼마나 깊이 관여했는지는 분명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부시 대통령은 또 미군 포로나 전사자 소식에는 침울해 하고 있으나 이번 전쟁 자체에 대해서는 아무런 후회도 없음을 밝히고 있다고 관리들은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