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00여명이 30일 오전 베이징(北京)의외교관 지역인 르탄(日旦) 공원에 모여 주중 미 대사관을 대상으로 미국의 이라크침공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전쟁 반대", "평화" 등의 플래카드를 든 시위대중에는 미국,영국,페루인들이눈에 뜨였다고 관영 신화 통신은 보도했다. 베이징 시 공안국은 이날 시위를 허용했지만 질서를 유지하기위해 현장에 병력을 배치했다. 한편 중국 지식인 100여명은 이날 오후 베이징 차오양(朝陽)공원에서 이라크전개전 이후 처음으로 반전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중국 당국은 베이징 시민들의 반전 시위를 처음으로 허용,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반전 시위에 참가하는 베이징 시민은 집회에 앞서 신분증을 제시, 참가를 등록해야 하며, 경찰은 반전시위에 동조하는 `일반 구경꾼'들에 대해서도 엄격한 통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중국에서 반전 인터넷 웹사이트를 운영중인 리 닝씨는 "시위대가 당초 우리가요구했던 것보다 훨씬 작은 규모인데다 가두시위마저 쉽지않은 상태"라며 "그러나당국의 시위 허용은 반전운동가들의 승리"라고 밝혔다. 그는 당초 1천명 가량의 반전운동가들이 미대사관을 비롯한 베이징시내 외교가에서 약 2시간동안 시위를 벌일 수 있도록 당국에 집회허가 신청을 냈으나 참가규모와 집회장소가 대폭 축소된 상태에서 허용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위 참가자들은 집회본부에 등록된 회원이라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팔에 `반전시위 완장'을 차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반대하는 반전시위의 물결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음에도 중국내 반전시위가 부정부패와 권력남용, 고실업률 등 각종 사회문제에 불만을 품은 반정부 시위로 번질 것을 우려, 허용을 미뤄왔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 특파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