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 쿡 전 영국 외무장관이 29일 토니 블레어총리에게 영국군을 즉각 이라크에서 철수시킬 것을 촉구, 영국 정가에 파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전 개전 직후 블레어 총리의 대이라크 강경노선에 반발, 내각의 일원인하원지도자직을 사임했던 쿡 전 장관은 이날 좌파 성향의 일요신문 `선데이 미러'기고문에서 이번 전쟁을 "정의롭지 못한 전쟁"이라고 규정하고 블레어 총리에게 영국군을 즉각 철수시킬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그는 또 영국과 미국은 이번 전쟁으로 아랍과 이슬람세계에 서방에 대한 "미움의 유산"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쿡 전 장관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바그다드 조기함락'이라는 자신들의 희망이 무산되자 당황하고 있으며, 수많은 민간인들을희생시킬 `바그다드 포위 작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더 이상의 정의롭지 못한 전쟁과 피의 희생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나는우리 병사들이 더 이상 생명을 잃기 전에 고국으로 돌아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부시 미국 대통령에 대해 영국과 미국의 병사들이 "불필요하고 형편없이 계획된 전쟁"에서 목숨의 위협을 무릅쓰고 있는 동안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 서안락함을 누리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목숨의 위협을 받지 않는 자가 결연함을 보이기는 쉬운 일"이라고 말했다. 쿡 전 장관은 이라크전이 수개월 이상 끌 가능성이 있다면서 "누구도 적군이 협력할 것이란 가정 아래 전쟁을 시작해서는 안되는데도 부시 대통령은 바로 그런 짓을 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