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미.영군의 침공에 맞서 언제까지 버틸 것인지를 놓고 인터넷 도박 열풍이 불고 있다. 28일 현재 125만달러의 판돈이 걸린 트레이드스포츠(www.tradesports.com) 사이트는 그가 3월말까지 권좌에 붙어있을 확률을 90%, 4월말까지 계속 집권할 확률은 3분의 1로 잡고 있다. "인터넷 최대의 합법적인 스포츠 도박 사이트"로 자처하는 베턴스포츠(www.betonsports.com)은 후세인이 6월말까지 바그다드에 머무를 확률을 15분의1, 그가 그 때까지 미국에게 붙잡힐 확률을 5분의1로 예측하고 있다. 실존인물의 몰락 전망을 놓고 이처럼 도박을 벌이는데 대해 악취미라고 경멸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트레이드스포츠 사이트를 연구 자료로 사용하고 있는 스탠포드대학 경제학교수 에릭 지츠위츠는 이같은 사이트가 사람들이 알고 싶어하는 정보를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사이트는 승률을 고정시켜 놓지는 않고 있으며 도박꾼들이 직접 사고 파는선물(先物) 거래에 따라 승률이 정해진다. 거래가 가장 활발한 `사담 증권'의 경우 후세인이 3월말까지 축출되면 100달러이지만 그 때까지 건재하면 한 푼도 못 건지게 된다. 지난 해 11월 `사담 증권' 거래가 시작됐을 때는 선물 가격이 69달러였으나 이라크가 사찰단을 받아들이기로 동의하자 후세인의 집권 연장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25달러로 떨어졌다. 그러나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지난해 12월 이라크의 사찰 비협조를 규탄하고이라크가 안보리 결의에 `중대한 위반'을 했다고 주장하자 증권 가격은 반등세를 보였다. 그 후 유엔 사찰단이 이라크에서 화학무기 탑재가 가능한 탄두를 발견하자 잠시 반짝세를 보이다 다시 하강곡선을 그렸다. 사담 선물이 본격적인 강세를 발휘하기 시작한 것은 미.영군의 공습이 시작된지난 19일부터. 19달러였던 선물 가격이 단번에 사상 최고인 88달러로 치솟아 후세인의 최후가 며칠 안 남았다는 강력한 예측을 반영했다. 그러나 전쟁이 시작된 첫 주말, 이번 전쟁이 첫번째 걸프전보다 오래 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자 만기일이 10일도 안 남은 사담 증권 가격은 급속히 떨어져 28일에는 단돈 10달러에 거래됐다. 지츠위츠교수는 "금융시장의 강점은 투자자들이 금방 먹을 수 있는 곳에 돈을건다는 점"이라면서 "일반인들이 공개적으로 입수가능한 정보를 근거로 무슨 생각을하는지 근사치로 알아 맞힐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곳"이라고 말했다. 지츠위츠교수가 작성한 보고서에서 흥미있는 사실은 석유시장과 주식시장도 사담 증권의 장세에 따라 유사한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이다. (뉴욕 A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