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엇으로도 보상받을 수 없는 파병 군인의희생과 유가족의 고통이 반복돼서는 안 됩니다" 지난 6일 동티모르에서 유엔 평화유지군(PKF) 임무 수행 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상록수부대 장병의 유가족들은 28일 아직 가시지 않은 슬픔으로 닫혔던 입을 어렵사리 열면서 이라크전의 한국군 파병 반대 의견을 밝혔다. 고 백종훈 병장(23.운전병)의 어머니 김순심(43)씨는 "평화유지군 파병 만으로도 이런 변을 당했는데 그와 비교할 수 없는 전쟁 파병에는 부모 입장으로서 절대반대한다"며 "대통령은 국익 차원의 불가피성을 이야기하기 전에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아들은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해 달라'고 자랑스러워 하며 평화유지군으로 떠났지만, 이라크로 파병될 군인들은 결과적으로 사람을 죽이는 일을 돕게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는 가운데 "아들의 모든 꿈은 이미 망가졌다"며 흐느꼈다. 김씨는 "명분 없는 전쟁은 더 이상 피를 보지 말고 빨리 종결돼야 한다"며 "정부가 꼭 파병을 하겠다면 뒤늦게 유족에게 위로하기보다 제2, 제3의 희생자가 생기지 않도록 현지 상황에 대해 철저히 준비한 후에 하라"고 말을 맺었다. 같은 사고 희생자인 고 민병조 중령(38.육사43기)의 장모인 전 두(62)씨는 "충격이 컸지만 유품 등을 통해 군인으로서의 지녔던 고인의 투철한 사명감을 알고는그나마 위로를 얻었다"며 "하지만 위로는 잠시일 뿐 고인의 빈자리는 영원하다"고못내 아쉬워했다. 전씨는 "전장으로 가족을 보내야 할 이들의 아픔에 대해선 어떤 말로도 위로가될 것 같지 않아 비통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동티모르에서 실종된 김정중(22.운전병) 상병을 제외한 고 민병조, 박진규(35.육사46기) 중령과 백종훈, 최 희(22.통역병) 병장 등 상록수부대원 4명은 각각 1계급 특진과 함께 보국훈장 삼일장을 받았으며, 지난 17일 오후 대전국립묘지에 안장됐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 lilygarden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