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연합군은 이라크 남부 지역에서 적이 아닌 해방군으로 환영받으려 하지만 이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는 현지 주민들은 연합군에 대한 접근을 자제하고 있다. 영국 더 타임스 종군 기자 대니얼 맥고로리는 이라크 남부 움 카스르 주민들은 이곳을 장악한 영국 해병대원들에게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군으로부터 25일 움 카스르를 인계받은 영국 해병대원 2명이 거리를 거닐며 상황을 체크해 보지만 주민들은 문 뒤에서 이를 지켜볼 뿐이다. 해병대원 앤드루 칠버즈가 진흙 투성이의 거리에 무릎을 꿇고 기관총을 땅에 내려놓은 채 초콜릿 바를 꺼내자 이들을 지켜보던 한 소년이 다가와 초콜릿 바의 포장을 벗겼다.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축구팀 셔츠를 입은 10대들은 해병들로 가득한 지프로 걸어가 손을 흔들고 영어로 짧은 환영의 인사를 외치고는 서둘러 가버린다. 도시에는 아직도 후세인 대통령의 영향력이 스며들어 있음을 보여주듯 이곳저곳에 후세인 대통령의 대형 초상화가 걸려 있다. 영국 해병의 제프 물톤 소령은 "주민들이 우리를 믿고 우리가 여기에 정복을 위해서가 아닌 돕기 위해 왔다고 생각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