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문제는 미.영 연합군이 안고 있는 또 다른 골칫거리다. 터키가 이라크로부터 들어오는 쿠르드족 난민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명분을 앞세워 이라크 북부지역에 지상군을 투입하겠다고 공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터키의 압둘라 굴 외무장관은 25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터키는 대규모 난민유입 같은 '위기상황'이 발발할 경우 북부 이라크내에 20㎞에 달하는 완충지대를 설치한 뒤 여기에 군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혀 터키 파병설을 확인했다. 터키는 난민유입 차단을 병력파견의 표면적인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속셈은 이라크북부 지역에 있는 쿠르드족의 독립을 막고 이 지역 유전에 대한 영향력을 확보하는 데 있다. 그러나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터키군의 이라크 진입을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최근 잘메이 칼릴자드 특사를 터키에 보내 "이라크 북부에 군대를 보내지 말라"고 촉구했다. 유럽연합(EU)도 "터키군이 이라크 국경을 넘으면 EU가입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도 "터키군의 이라크 파병은 이 지역에 또 다른 전쟁의 씨앗을 뿌리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