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이 일주일째를 맞고 있지만 사담 후세인 정권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무장봉기나 '해방군'인 미.영 연합군에 대한 이라크주민들의 열열한 환영 조짐이 전혀 감지되지 않아 연합군 지휘부가 당혹해 하고 있다. 영국의 일간지 타임스는 25일 후세인 정권에서 폭압적인 탄압을 받았던 이라크제2의 도시 바스라에서 조차도 주민들이 연합군에 대해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직 연합군이 인구밀집지역을 접수하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 확인된 바스라주민들의 반응은 의심과 두려움 그리고 자국에 대한 애국심이 뒤섞인 매우 복잡한것이었다. 신문은 연합군이 바스라 인근의 사프완 마을을 점령했을 때 일부 주민들이 박수를 보내기도 했지만 대다수의 주민들은 연합군 병사들에게 "왜 여기에 왔느냐. 우리석유를 훔치려 왔느냐"고 질문하며 의혹의 눈길을 감추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런 부정적인 반응은 전투 과정에서 민간인 희생자가 늘어나면서 더욱 악화하고 있다. 바스라의 한 이슬람 지도자는 "우리는 당신들의 공격을 환영한다. 하지만 이런것이 평화유지라면 우리는 이를 거부한다"면서 "지금 우리 손에 무기가 있다면 당신들을 공격할 것"이라고 서방의 종군기자들에게 말했다. 영국군의 패트릭 트루먼 대위는 "우리는 이 지역의 모든 사람들이 후세인을 혐오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바스라 시내로 진격하게 되면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을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랍권에 망명중인 아드난 파차치 전 이라크 외무장관은 "사람들이후세인을 미워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라크 정권이 계속 유지될지도 모르기 때문에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백악관의 한 대변인은 24일 "연합군에 대한 이라크 주민들의 냉대는 후세인이 남긴 공포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반증할 뿐"이라면서 "전반적으로 연합군이 해방군이라는 인식은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의 이 같은 반응은 그러나 "해방자로서 열열한 환영을 받을 것으로 확신한다"는 딕 체니 부통령의 지난주 호언장담에 비해서는 크게 후퇴한 것이다. 영국 워릭 대학의 이라크 전문가 토비 다지는 "후세인 정권에 대한 공포는 하나의 요인에 불과하다"면서 "이라크에 강력한 민족주의가 존재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