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걸프전이 CNN을 만들었다면 이번 전쟁은 CNN의 약점을 두드러지게 했다" 마치 한편의 전쟁영화를 보는 착각을 불어일으킨 각국의 이라크전 현장중계를 중간 평가한 영국의 텔레그라프는 25일 인터넷판에서 CNN의 `추락'을 아프게 지적했다. 신문은 CNN이 걸프전 당시 크루즈 미사일의 바그다드 공격상황을 생중계하면서 새로운 TV뉴스 분야를 개척했지만 "10여년이 지난 지금 CNN은 더이상 필수적 매체가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는 경쟁 매체들이 그 사이 성장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CNN의 본질적인 문제도 있다고 분석했다. 일례로 국가안보문제 담당 기자가 워싱턴의 상황을 설명해달라는 앵커의 요청에 대해 "전쟁포로(POWs)의 처리에 충분히 말할 수 없다"는 고백을 하는상황까지 연출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카타르 위성방송인 알-자지라의 경우 "처음으로 아랍세계가 서방방송 매체의 시각으로 지역분쟁을 시청해야 하는 강요를 당하지 않았다"고 `독특한 역할'을 강조하면서 특히 24시간 바그다드의 생생한 현장 모습을 아랍세계에 소개했다고평가했다. 또 보도내용도 일부 분석가들을 인터뷰하는 내용이 있긴 했지만 철저하게 현장의 모습에 초점을 맞춘 결과 서방채널에 비해 관념적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위성채널인 스카이 뉴스는 "종합적으로 볼 때 좋은 성적"을 올린 것으로 평가됐다. 다른 경쟁매체에 비해 바그다드 폭격상황을 30초나 먼저 전달하는 개가도 올린 스카이 뉴스는 냉정하고 종합적인 보도경향에 걸맞게 해설자들의 분석내용이 분명하면서도 균형잡힌 것이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현장에 투입된 기자들의 경우 미국 등 연합군측과 이라크측 주장을 모두 일방적으로 전하지 않았다. 한편 영국의 BBC 뉴스24는 200명이나 되는 대규모 인력을 투입하고도 "둔감하면서도 차라리 단조로운" 보도내용을 전한 것으로 `혹평'을 받았다. 또 과거 이란-콘트라 사건의 주역인 올리버 노스 대령을 등장시킨 폭스 뉴스는"실감나는 `애국적' 장면을 전달한 측면에서 당할 자가 없었다"는 `조롱섞인' 평가를 받았다. 특히 해설자로 나선 노스 대령은 바그다드 공습을 "바그다드 도시 재건프로젝트"로 묘사하기도 했다. 주류 매체 가운데서는 미국의 NBC가 관심을 끌었다. 걸프전 당시의 영웅인 피터 아네트가 등장해 앵컨 톰 브로커와 함께 바그다드 상황을 실감있게 전했다. 그는 호텔 창밖을 보면서 "바로 저희들 앞에서 마치 액션무비처럼...톰 충격적이고 두럽습니다"는 현장중계성 멘트를 이어나갔다. 이밖에 ITV 뉴스채널은 BBC와 달리 유명한 스타들을 동원해 효과를 본 경우라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연합뉴스)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