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연합군의 속전 속결 계획이 이라크군의 게릴라 전술에 휘말려 차질을 빚으면서 이라크군의 게릴라 전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압도적인 무력으로 이라크군을 충격과 공포속에 몰아 넣어 순식간에 바그다드를 장악하려던 연합군은 게릴라전이라는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라크의 게릴라전은 미군의 주력 부대가 이미 통과한 움카스르, 바스라, 나시리야 등 남부 도시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라크 정규군이 북상하는 미.영 연합군에 손쉽게 길을 내준 데 반해 '사담 페다인'을 중심으로한 특수 부대는 거점도시에 잔류, 연합군에 지속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다.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저격 ▲기습 공격에 의한 보급선 차단 ▲선도부대의 측면 공격 등 전형적인 게릴라 전술. 여기에 미군에 항복하는 것처럼 속인후 불시에 공격을 가하는 '위장 항복' 전술까지 추가함으로써 연합군에 예상치 못한피해를 안겨주기도 했다. 미.영 연합군의 본격 공습이 시작되기 전부터 남부 주요 도시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이들 특수 부대원들은 민간인 복장으로 공격을 감행하고 공격후 민간인 속에잠입함으로써 연합군의 추격을 따돌리고 있다. 특히 바그다드를 포함한 인근 지역을 방어할 공화국 수비대에 소속된 특수 공화국 수비대 2만5천명도 이같은 게릴라 전법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돼 연합군의 바그다드 진공 작전도 수월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아직 현실로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이라크 자살 특공대의 공격도 향후 전세에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서방 언론들은 전쟁 전부터 사담 후세인이라크 대통령이 전시 자살 특공대 임무를 수행할 이슬람 교도들을 모집, 훈련시켜오고 있다고 여러 차례 보도했었다. 한편 미.영 연합군이 주요 거점 도시들을 우회, 통과하는 전술을 택하는 바람에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 됐다. 파이낸셜 타임스 인터넷판은 25일 미.영 연합군이 주요 도시를 우회해 바그다드로 진격함으로써 선두 부대와 후방 부대를 사이에서 통신선 정비 등의 임무를 맡은 지원 병력들이 매복한 이라크군의 공격을 받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3일 새벽(현지시간) 나시리야 인근에서 이라크군에 사살되거나 포로로 붙잡힌 미군은 제3보병사단 산하 정비 중대 병사들로 이들은 인근 대공포대에 보급품을 지원하러 나섰다가 길을 잃고 이라크군의 공격에 희생됐다. 이런 점에서 이번 전쟁의 양상은 정규전과 비정규전의 혼합 양상을 띠고 있다고볼 수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은 이와 관련, 개전 초반 미.영 연합군이 정규전 쪽에서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면 비정규전 방면은 이라크의 '판정승'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 기자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