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주의적 세속지도자로 명성을 쌓아온 사담 후세인이라크 대통령이 미국 주도의 대이라크 전쟁에서 이라크 국민을 결집시키기 위해 자신의 정권 수호가 아닌 종교와 애국심에 호소하고 있다. 이것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9.11테러이후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을 수행하면서 자신의 정당성을 국민들에게 호소하는데 종교적인 표현을 즐겨 사용하는 것과도 유사하다. 후세인 대통령은 24일 텔레비전 연설에서 "신께서 참고 기다리는 신도들에게 약속한 승리가 가까이 왔다"며 현 정권의 방어가 아닌 조상의 땅을 수호하기 위해 싸우라고 호소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신'이라는 단어를 28번이나 언급했으며 성전을뜻하는 '지하드'는 7번, '신도들'은 4번 언급했다. 이라크 일간지에 게재된 한 군 성명은 이라크 병사들을 "신의 병사들"이라며 " 소수가 종종 다수의 병력을 격퇴할 수 있었다"는 내용의 코란 구절들을 인용했으며 신은 위대하다는 의미의 "알라 아크바르"로 끝맺음을 했다. 이라크 관리들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조상이 동굴에 거주할 때 이라크는 이미 법률과 과학을 알고 있었다는 나지 사브리 외무장관의 언급처럼 문명 발생지로서의 이라크의 자존심을 강조했다. 전세계 정책입안자들과 전문가들은 지난 수년동안 후세인 대통령의 권위적인 정권이 종교적으로나 지역적으로 분열돼 외부 위협이 발생할 경우 고립될 것이라고 전망해 왔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미.영 연합군이 가까운 미래에 적이 아닌 해방자로서 환영받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남부에서 교전이 가장 격렬하게 발생해 연합군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이곳 시아파의 이탈 분위기도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 (바그다드 AP=연합뉴스)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