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이 대규모지상전 위주의 중대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는 가운데 미.영 연합군은 이번 전쟁의 최대 분수령이 될 바그다드 전투를 위해 북진을 계속했다. 미 제3 보병사단 7기갑연대는 바그다드 외곽을 수비중인 이라크 최정예 공화국수비대 소속 메디나 사단과 24일 치열한 전투를 벌이면서 바그다드 남부 80㎞지점까지 압박해 들어갔다. 그러나 남부의 유전도시 바스라를 비롯, 주바이르와 움 카스르 등 곳곳에서 연합군이 이라크군의 비정규전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더욱이 24일부터 사막의 전장에 밀어닥친 거센 모래폭풍이 27일 오후에나 잦아들 것으로 예보되고 있어 조만간 바그다드를 포위하려던 연합군의 계획이 다소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바그다드 진격속도 다소 주춤 이라크 심장부 바그다드를 향해 직접 진격해 들어갈 예정인 미 육군 제101공중강습사단 병력은 이틀째 진격을 계속했으나 당초 예정보다 이동속도를 크게 낮췄다. 101공중강습사단은 전날 오전 약 2주간 배치됐던 쿠웨이트 북서부 사막 캠프 펜실베이니아를 출발, 바그다드를 향해 진격을 계속했으나 24시간내에 중간 집결지로 이동하려던 당초 계획보다 훨씬 느린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101사단 제1전투여단의 드웨인 갬블 중령은 "작전 계획이 바뀌고 있다"며 상부로부터 바그다드 진격속도를 조절하라는 지시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군 사령관은 지금까지 작전은 성공적이라며 작전계획에 변화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후세인 정권의 종말을 보다 앞당기기 위해서" 가능한한 빨리 바그다드로 진격하는 것이 이라크전의 가장 핵심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미 3사단 제7기갑연대는 이날 바그다드 남쪽 약 96㎞지점에서 이라크 공화국수비대를 공격, 양측간에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3시간 가량 계속된 이 전투에서 이라크군은 최신 T-72 탱크를 동원, 엄청난 대공사격을 뿜어대며 미군의 아파치 헬기부대에 3시간 가량 대항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제7기갑연대는 이미 바그다드 남쪽 80㎞지점까지 압박해 들어갔다고 미국 및 영국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바그다드 ,북부 전선 대공습 미.영 연합군은 전쟁개시 닷새째인 이날부터 25일 오전까지 바그다드 중심부와 남부 외곽, 북부의 거점도시 키르쿠크와 쿠르드족 자치지역내 참차말 사이의 전선지역을 공습했다. 이날 바그다드에 대한 융단 폭격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또다시 대국민 TV연설을 통해 항전을 독려하고 승전을 다짐한 뒤 단행됐으며 이로 인해 바그다드 주민들은 큰 공포에 휩싸였다. 연합군은 이미 특수부대원들을 북부 전선에 투입한 상태인데 이번 공습이 바그다드 중심부는 물론 남부 외곽지역과 북부 전선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연합군과 이라크군간의 바그다드 전투를 앞둔 사전 정지작업일 것이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 이날 바그다드 공습에는 이전과 달리 B-52폭격기등이 참가해 막대한 양의 폭탄을 투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전했다. ▲남부에서는 연합군 계속 고전 바그다드를 향해 북으로 계속 진군하고 있는 병력과 달리 남부의 바스라와 나시리야, 주바이르, 움 카스르 등지에서 전투를 계속하고 있는 미국 제3보병사단과 영국병력은 계속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유전도시인 바스라 전투의 경우 영국군 제7기갑여단이 바스라의 공항을 확보하는 등 상황을 장악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라크군의 강력한 저항에 밀려 일단 후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주바이르 전투에서는 영국 병사 1명이 숨졌다. 카르발라 전투에서는 이라크군에 의해 아파치 헬기가 격추돼 2명이 숨졌으며 루마일라에서도 유정의 불길을 진화하려던 영국군과 민간인들이 저격공격을 받는 등 이라크측의 완강한 저항이 계속되고 있다. 이라크군은 막강한 화력을 앞세운 공격에 맞서 거짓 투항하거나 민간인으로 신분을 위장, 미군을 환영하는 척하다가 기습공격을 가함으로써 연합군에 큰 피해를 안겨주고 있다. ▲인명피해 늘어=이처럼 연합군과 이라크군의 치열한 공방이 계속되면서 인명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연합군은 개전후 2천여기의 정밀유도 미사일을 투하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지금까지 공식 확인된 미.영 연합군의 사망자 수만도 34명을 넘어서고, 연합군의 공습으로 이라크 민간인 98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쿠웨이트=연합뉴스) 김대영.이기창.옥철 특파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