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위성방송인 알-자지라 방송이 이라크측에 포로로 붙잡힌 미군 병사의 인터뷰 장면을 방영한 것을 두고 국제법 위반이냐 균형 보도냐를 놓고 국제사회에 논란이 일고 있다. 알-자지라 방송은 23일 밤(이하 현지시간) 미군 전쟁 포로 5명의 인터뷰 장면과 머리에 총탄을 맞고 숨진 것으로 보이는 미군 시신들의 모습을 방영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알-자지라 방송이 전송한 보도는 "역겹다"며 전쟁 포로들에 대해 보도를 할 경우 존엄성 존중과 안전 확보를 위해 이들의 신원을 확인하거나 인용할 수 없다는 제네바 협약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CBS 방송을 제외한 미국 텔레비전 방송들은 알-자지라 방송이 전송한 미군 포로들의 인터뷰 장면을 방영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미군 포로들의 가족들은 인터넷이나 외국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아들.딸들의 모습을 확인해야만 했다. 이라크측이 전쟁 포로로 주장한 미군 기술부사관 조셉 허드슨의 어머니 아니시타 허드슨은 이에 따라 필리핀 채널을 통해 아들의 모습을 확인했다.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전쟁 포로들의 모습이 방영되자 국제기자연맹(IFJ)도 24일 성명을 내고 이라크 전쟁을 다루는 언론들에 전쟁 포로들을 방영할 때 제네바협약을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둔 IFJ는 "언론사와 기자들이 전쟁 포로의 모습을 방영할 때 국제법을 위반할 가능성을 인식해야 한다"며 첫 보도에 대해 경쟁심이 "윤리적 의무를 저해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프랑스 텔레비전 감시기구인 시청위원회(HAC)는 미군 포로들의 모습을 방영한 알-자지라 파리지사 대표들을 소환해 전쟁 포로들의 모습을 방영할 때 국제 지침을 준수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전세계 많은 언론들은 지난 주말 현재 전쟁 상황에서의 미군 포로들의 인터뷰 장면이 차지하는 중요성과 균형 보도를 이유로 인터뷰 장면을 각국에 전송했다. CNN은 이날 보도 제한을 완화해 "전쟁 포로들의 처리에 대한 보도는 전쟁 보도에서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짧은 오디오 및 비디오 영상을 방영하기로 결정했다"며 인터뷰 장면을 일부 발췌해 보도했다. 캐나다 CTV 뉴스 사장인 로버트 허스트는 "여기에는 균형의 문제가 있다. 미국이 이라크 포로라고 주장하며 전송한 영상을 우리가 방영한다면 다른쪽이 똑같이 미군 병사의 모습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뉴스"라며 "우리는 한쪽으로 기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하메드 사에드 알-사하프 이라크 공보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라크 당국은 제네바협약을 "완전 존중하면서" 전쟁 포로들의 모습을 계속 병영할 것이라고 말해 향후 전쟁 포로 방영 문제가 어떠한 결과로 귀착될 지 주목된다. (도하 워싱턴 토론토 브뤼셀 AP.AFP=연합뉴스)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