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정부는 외화 유출을 통제하기 위해 국영 및 민간업체들에 대해 경화(硬貨) 수입의 최소 75%를 국영 은행에 매도하도록 의무화하는 법령을 24일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1월 1일 이후의 모든 수출에 소급 적용되며 중앙은행의 달러보유고가 고갈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이집트 중앙은행이 공식 발표한 달러 보유고는 현재 140억달러로, 1999년 이후20%이상 줄어든 것이라고 정부는 밝혔다. 이집트 정부는 또 이라크 전쟁의 여파로 4대 외화 수입원 가운데 하나인 관광산업 수입이 내년도에 40%(80억달러)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집트 정부의 외화 유출 통제조치는 파운드화 페그제를 포기하고 사실상의 환율 자유화 조치를 도입한지 두달도 안돼 발표됐다. 이집트 정부는 당초 암시장 근절대책의 일환으로 파운드-달러 환율을 시장 상황에 맡기는 극적인 조치를 도입했다. 그러나 재계와 국제 기구들은 이집트 정부가 1990년대 경제자유화 프로그램에착수한 이래 개혁이 후퇴해왔다며 이번 조치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