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연합군이 23일 접수한 이라크 남부 나자프 인근의 화학무기 시설은 첩보위성이나 정찰기의 공중 정찰을 따돌리려고 교묘하게 위장한 흔적이 있다고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 포스트가 2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의 미군 종군 기자는 바그다드 남쪽 160km 지점의 나자프 인근에서 발견된 이 시설이 어떤 화학무기를 생산했는지 당장 확인할 수 없지만 이라크 당국이 공중 촬영 등 정찰을 피하기 위해 위장한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연합군측은 앞서 100에이커 규모로 대량살상무기 생산 가능성이 있는 이 시설이주변에 모래벽을 쌓아 사막처럼 보이도록 하는 등 위장한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전기 울타리로 둘러싸인 이 시설은 미군의 접근에 대비해 (건드리면 폭발하는) 부비 트랩도 설치돼 있었으며 이로 인해 미군 병사 한 명이 시설 진입 중 부상했다. 이 기자는 시설 내부가 푸른색 물결 모양의 금속으로 지어진 동굴처럼 길고 복잡한 구조로 닭장을 연상시켜준다고 밝히고 시설물 주변의 병영을 버려진 빈민가로 묘사했다. 이는 화학무기 생산기지로 추정되는 곳중 처음으로 찾아낸 시설이라고 예루살렘 포스트는 전했다. 의혹 시설 책임자들로 보이는 이라크 장성 2명을 포함한 약70명은 연합군에게투항한 뒤 조사 받고 있으며 연합군은 영어와 아랍어, 또 고대 슬라브 문자로 러시아 문자의 기초가 된 키릴어로 된 화학무기 시설 등에 대한 기밀 문건들도 압수했다. (예루살렘 AFP=연합뉴스)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