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연합군의 이라크에 대한 공격이 나흘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미국,유럽 등에 이어 아시아 각국에서도휴일 반전시위의 기세는 꺾일줄 몰랐다. 호주에서는 23일 수도 캔버라를 비롯, 시드니, 애들레이드 등에서 4만여명의 시위대가 모여 2천명의 병력을 이라크전에 파병한 존 하워드 총리를 성토했다. 시드니에서는 3만여명이 "하워드의 전쟁...피의 분노"라는 구호가 적인 현수막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으며, 멜버른에서는 100여명의 가족들이 전쟁에 노출된 어린이들의 위험을 강조하기 위해 "아기들에 대한 폭탄을 반대한다"고 외쳤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는 1천여명의 시위대가 자카르트 주재 미국 대사관을 약 3시간 동안 둘러싸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초상화를 태우며 반전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슬람교도이 밀집한 자바섬 중부의 페칼롱간에서는 2천여명의 이슬람 학동(學童)들이 시내 광장에 모여 이라크인과 평화를 위한 기도를 했다. 이라크전에 대한 첫 시위가 열린 아프가니스탄에서는 1천여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나와 "미.영에게 죽음을", "알라-오-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쳤다. 인도 뉴델리에서는 이슬람교도 500여명이 역사적인 자마 마스지드 사원에서 행진을 시작, 뉴델리 주재 미국 대사관까지 가려했으나 중간에 경찰에 제지됐다. 베트남 하노이에서는 50여명의 학생들이 3일 연속 하노이주재 미국 대사관 외곽에서 "미국정부, 당신들의 인간성은 어디로 갔는가?", "부시와 블레어는 학살을 원했다" 등의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태국 방콕의 이슬람교도들은 미국 및 동맹국들의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요구했다. 630만 태국 인구의 5%를 차지하는 이들 이슬람인들은 반전시위에도 적극적이다.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22일 열린 반전시위에는 20만명이 참가했으며 이들중 일부는 경찰과 충돌, 70여명이 체포됐다. `이라크전에 반대하는 퇴역군인들(VAIR)'은 22일 워싱턴에서 성명을 통해 "다른사람들은 전쟁에 대해 말하고 공론을 일삼지만 우리는 그 실상을 잘안다"며 이라크전에 반대했다. 그들은 또 "현 (부시) 행정부는 군대에 가지 않은 사람들로 구성됐다"며 "이들은 전쟁과 그 결과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23일에도 반전 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또 다큐멘터리 영화로 유명한 마이클 무어도 23일 올해 아카데미 영화상 시상식이 열리는 할리우드 애버뉴 근처에서 반전시위에 참여할 예정이다. (시드니.자카르타.하노이.뉴델리.방콕 AP.AFP=연합뉴스)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