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심장부 바그다드를 향해 직접 진격해 들어갈 최정예 미국 육군 제101 공중강습사단(AAD) 병력이 23일 오전(현지시간) 일제히 진군을 개시했다. 쿠웨이트 북서부 사막 캠프 펜실베이니아에 지난 2주간 배치돼 있던 제1전투여단(BCT) 병력 6천여명은 이날 오전 비장한 각오를 안고 북북동쪽 전선을 향해 거대한 이동을 시작했다. 당초 이날 새벽 진군을 개시할 예정이었던 101사단 병력은 지휘부 막사에 수류탄이 투척되는 불상사 때문에 진군을 수 시간 늦췄으나 아침 일찍 바그다드를 향한진군을 강행했다. 지휘관과 장교들이 탄 험비(humvee, 지프의 일종)와 일반 병사들이 탄 대형트럭,50mm 캘리버 기관총을 탑재한 경기갑 차량, 붉은 십자자가 아로 새겨진 메딕(의료부대) 차량, 소형 컨테이너를 실은 트럭 등 수백대의 각종 차량이 모래바람이 휘날리는 사막을 가로질러 끝없는 행렬을 이룬 채 서서히 시동을 걸었다. 앞서 캠프 펜실베이니아보다 남쪽에 위치한 캠프 뉴욕과 뉴저지 등에 배치된 101공중강습사단 제2-3 전투여단 병력은 거리상 이라크 국경 쪽으로 이동하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전날부터 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를 가로지르는 사막도로를 가득 메운 차량은 M240(M60의 신형모델), MK-19(전자동 수류탄 발사기), TOE(대전차 중화기), ITADS(지문인식 열감지 로켓포) 등 각종 중화기와 탄약을 잔뜩 실었다. 부대 관계자들의 말로는 이동에 필요한 최소한 3-5일치 전투식량(MRE.시레이션)과 물을 우선 공수하고 전투가 길어질 경우에 대비해 추가로 보급부대에서 식량과식수 공급을 받기로 했다고 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긴 차량행렬의 선두에는 공중강습(Air Assault)을 감행해 바그다드 시가지에 헬기로 직접 낙하할 임무를 맡고 있는 제1-3대대 전투원들이 섰고그 뒤를 이어 전방지원부대(FSB)와 화학전 부대 등이 줄지어 섰다. 전투에 들어가기전 중간 집결지(Assembly Area)이자 베이스캠프인 전술작전지역(TAA)은 이 곳에서 정확히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계측하기는 어렵지만 시간 상으로는 약 16시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잡고 있다. 직선 거리로는 100-200km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이처럼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이동 중 이라크측의 스커드 미사일이나 기습공격을 막기 위해 여러 방향으로 이동경로를 우회해야만 하고 이동 중 사고 등을 감안해 시속 20-30km 안팎의 저속으로이동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전방지원대대의 맥다리스 상사는 설명했다. 제101 공중강습사단의 이동 개시는 이라크 남부 전선에서 바그다드로 진격하고있는 제3 보병사단(3rd ID)이나 해병 제1원정대와 호흡을 맞춰 양동작전을 전개하는것으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전선이 엄청난 양의 미사일 투하와 남쪽 전선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면이제부터는 북서부 전선에서 이라크 정규군 또는 공화국수비대가 맞닥뜨리는 전선이남은 셈이다. 아무튼 이번 진군은 상당한 진통과 희생이 수반될 작전 임에 틀림없다. 전투원들의 얼굴은 결연함과 초조함, 불안이 마구 뒤섞여 나타나고 있다. 화학전 부대의어느 병사는 출발 직전 부대 한쪽에서 초조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양손을 부여잡고 기도하는 모습이 보였다. 같은 막사에 벨펀드 상병은 "나와 동료 전투원들이 죽거나 다치지 않았으면 하는 게 유일하고도 간절한 바람이다. 우리 전력으로 바그다드를 장악하는 것은 어떤방식으로든 가능하다고 믿는다. 다만 그 과정에서 우리 측에 많은 사상자가 난다면..생각만 해도 몸서리쳐진다"고 말했다. 부대원들 중에는 인식표를 확인하고 떠나는 캠프 쪽 바리케이드와 막사에 입을맞추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곳에 다시 돌아올 일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작전이 제대로 된다면 이 곳 병력은 바그다드에 일정기간 주둔하거나 다른 길을 통해 본토로 귀환할 것으로 보인다. 전투의 시작이 언제가 될 지는 정확치 않다. 현재의 이동 시간으로 볼 때 주초쯤 바그다드로 모종의 작전을 전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예전과는 비교할 수도없을 정도의 긴장감이 병력 전체를 휘감고 있다. (미군 캠프 펜실베이니아=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