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미국과 영국 연합군의 이라크 침공이 개시되자 전례없이 가장 저질스런 욕설을 동원, 양국을 비난하고 있다. 후세인뿐 아니라 그의 아들인 오다이 후세인과 모하마드 사이드 알-사하프 공보장관까지도 이 대열에 합류, 이라크 정부의 분노가 어느 수준에 이르렀는지 가늠할 수 있게 했다. 후세인을 비롯한 이라크 정부 관계자들이 그동안 미국을 상대로 `애용'해오던 욕설은 `멍청한 당나귀' 또는 `헌신짝' 등 일반인이 듣기에도 과히 거북하지 않은 표현들이었다. 1980∼1988년 이란-이라크전때도 이라크 정부 관계자들은 이란 지도자들을 비방하는 단어는 결코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계기로 표현은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알 사하프 장관은 22일 외신 기자회견에서 미군을 가리켜 `전쟁범죄자 집단' 또는 `국제깡패'로 묘사하면서 "(양국 지도자들이) 밤낮으로 거짓말만 늘어놓는다"거나 "인간이라고 할 수 없다"는 등의 표현을 동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특히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방장관과 제프 훈 영국방장관을 겨냥해 `개(犬)떼'라고 지칭, 감정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후세인 대통령도 1991년 걸프전 당시에는 조지 부시 전 미대통령을 `백악관의 악마' 또는 `위선적 범죄꾼' 정도로 불렀으나 이라크 공격 다음날인 21일 연설에서는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을 `비열한 악당'으로 묘사했다. 오다이의 욕설은 더욱 거칠었다. 이라크 관영통신을 통해 보도된 그의 대국민 메시지에서 오다이는 자국민을 `착한 여성의 자녀들'로 묘사한 반면, 미국과 영국국민에 대해서는 `간통으로 태어난 못된 양아치들'로 규정했다. 이웃 요르단에서 활동중인 한 이라크 언론인은 "이라크 지도자들이 전례없이 원색적인 욕설로 미국과 영국을 비난하는 것은 (이번 전쟁이나 그 결과에 대한) 두려움이나 좌절을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카이로 AP=연합뉴스) bigpen@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