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연합군은 이라크전 개전 이틀째인 21일 밤(이하 현지시각) 바그다드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고 이라크 남부 국경을 돌파한 지상군이 남부 최대 도시 바스라 점령을 눈앞에 두고 있는 등 연합군의 공세가 전면전으로 벌어지고 있다. 특히 미 보병 제3사단은 바그다드 진격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이라크중부지역의 거점도시 나시리야 공격에 나섰다. 이라크는 연합군의 집중공세에 대해 결사항전 의지를 천명하고 있으나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한채 이라크군의 투항사태가 이어지고 있어 전쟁이 조기에 종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날에 이어 미 해병대원 1명이 또 전사하는 등 연합군측 인명피해가 이어졌고 전세계적으로 반전시위도 확산되고 있다. ◇대규모 공습, '충격과 공포'(Shock and Awe) 작전 = 개전이래 첫 대규모 공습은 이날 오후 9시(바그다드 현지시각.한국시각 22일 오전 3시) 직전에 전격 단행됐으며, 바그다드 곳곳에서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화염이 치솟았다. 특히 티그리스강에 인접한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관저인 대통령궁 구내에 최소한 5기의 미사일이 떨어졌고 몇몇 건물들이 파괴됐다. 또 바그다드 시내의 다른 정부청사들도 피폭돼 거대한 연기속에 파묻혔다. 이날 공습에는 걸프만과 홍해상에 정박중인 항공모함 등에서 약 320기의 토마호크 미사일이 발사됐다고 미 국방부 관리들이 밝혔다. 이밖에 B-1, B-2, B-52를 포함한 수백대의 전폭기와 전투기가 동원됐다. 아랍어 위성방송인 알-자지라 방송은 북부 유전지대인 모술에서도 사이렌과 함께 공습이 개시됐고 연합군의 B-52 폭격기들이 북부 도시인 키르쿠크 상공에서 공습을 시작해 도시가 화염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또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고향인 티크리트의 군사목표물도 공습을 받았다. 이라크군은 연합군의 기습적인 대규모 공격에 맞서 방공포를 발사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했다. 공습 직후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을 갖고 "이라크에 대한 대규모 공습이 시작됐다"고 선언하며 "이라크 지도부가 통제력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은 "지금까지 약 1천회 이상의 출격이 이뤄졌고 수백 곳의 군사목표물들이 파괴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영 연합군의 대규모 공습이 진행되는 동안 술탄 하심 아흐메드 이라크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세계의 어떤 군대도 이라크를 정복할 수 없다"며 "승리자는 우리"라고 주장했다. ◇지상군, 바스라 함락 임박...바그다드 진격 = 미 해병대를 중심으로 한 연합군은 쿠웨이트 국경에 인접한 움 카스라항을 장악한 데 이어 이라크 남부의 전략요충지인 바스라 외곽까지 진격, 함락을 앞두고 있다. 연합군은 21일 오후 바스라를 포위했지만 유혈사태가 예상되는 시가전보다는 항복을 통한 무혈 입성을 희망, 공격을 늦추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신문은 영국 공수부대와 제16공중강습여단 병력이 바스라 서부 공항 주변에 주둔해 있고 중무장한 미 제1해병원정군은 영국 제7기갑여단 산하 2개 전투단과 바스라 동부에서 측면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는 별도로 미 보병3사단은 이라크 중부도시 나시리야 인접지역까지 진격했다고 영국의 BBC방송이 보도했다. BBC는 이 도시 외곽에 대한 미군의 집중폭격이 이뤄진 후 미군과 이라크군간의 교전이 있었다고 전했다. 나시리야는 바그다드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거점도시로 연합군이 이 도시를 장악할 경우 바그다드 진격이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군은 또 이스라엘까지 도달할 수 있는 스커드 미사일이 숨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라크 서부의 H-3와 H-2 등 주요 비행장 2곳을 장악함으로써 바그다드를 다각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런 가운데 미 해병대원 1명이 또 이라크 남부에서 전투중 사망했다고 카타르의 미군 사령부가 밝혔다. 이로써 개전후 헬기추락사고로 숨진 연합군 12명 이외에 연합군측 전사자는 2명으로 늘었다. ◇이라크 반격 `미미', 반전열기 확산 = 이라크는 21일 쿠웨이트를 향해 `알-파타'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패트리어트 미사일에 의해 요격되는 등 연합군에 공세에 큰 저항을 못하고 있다. 이라크군 병사 600여명이 포로로 잡혔다고 미해병대 장교가 이날 밝혔고 앞서 마이클 보이스 영국군 합참의장도 기자회견을 통해 "이라크군 포로가 수백명에 달한다"며 "이들중 상당수는 스스로 투항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하메드 알사하프 이라크 공보장관은 이라크군이 투항하는 장면을 보여주는 TV화면은 조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라크군 대변인은 앞서 미.영 연합군이 장악했다고 발표했던 전략요충지인 파오 반도에 대해 격렬히 저항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그다드.워싱턴 AP.AFP=연합뉴스)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