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바그다드 공습이 시작된 가운데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21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전황을 직접 보고한 뒤 공습상황을 총괄지휘하고 대국민 브리핑을 하는 등 바쁜 하루를 보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바그다드에 대한 "충격과 공포의 공격"이 시작된 가운데모처럼 망중한(忙中閑)의 시간을 가졌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오전 국방부에서 거행된 전임 윌리엄 코언 국방장관(63)을 위한 `초상화 헌정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참석한 80여명의 국방 고위인사들과 덕담을 나눴다. 빌 클린턴 민주당 전임 행정부에서 제20대 국방장관을 지낸 코언 전 장관은 이날 노모를 비롯해 흑인 부인 등 가족, 그리고 재임시절 자신의 휘하에 있었던 참모들과 함께 자신의 초상화 헌정식에 참석해 럼즈펠드 장관 등 현직 국방관계자들에게서 축하를 받았다. 코언 전 장관은 이날 초상화 헌정식 인사말을 통해 럼즈펠드 장관은 이미 국방장관을 한차례 역임해 초상화가 국방부 청사에 두번이나 걸리게 됐다면서 럼즈펠드장관의 경력중 가장 특기할만한 것은 "늙은 북대서양조약기구(old NATO) 대사"를 역임한 일이라고 농담해 좌중에 폭소를 터트렸다. 이는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프랑스의이라크전 반대공세에 맞서 유럽을 "늙은 유럽"이라고 비난한 것을 빗댄 말. 코언 전 장관의 초상화 헌정식에는 90대 노모가 아들의 초상화 헌정식에 참석하기 위해 생애 처음으로 고향인 메인주 뱅고르를 떠나 워싱턴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져 식장에 잠시 숙연한 분위기가 흘렀다는 것. 코언 전 장관은 이름난 효자이자 애처가로 워싱턴 정계에 알려진 인물. 이날 기념식장에는 코언 전 장관 부부와 특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는 양성철(梁性喆) 주미 한국대사가 워싱턴 주재 일본대사와 함께 초청돼 눈길을 끌었다. 한편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기념행사를 시종 지켜보며 전임 국방장관 및 그 가족과 환담을 나눴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