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과 영국군이 20일 밤 이라크 남부의 국경을 넘어 바그다드진격에 나서면서 지상작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군 제3보병사단과 제1해병대원정군 소속 병력이 저공비행 헬기의 선도로 M-1에이브럼스 탱크, 브래들리 장갑차를 타고 밤 8시께부터 국경을 넘으면서 시작된 동맹군의 지상작전은 전광석화처럼 이라크 남부의 전략거점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동맹군이 국경을 넘는 과정에서 이라크군으로부터 저항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거의 막힘없이 진격이 이뤄지고 있다. 제3보병사단의 선봉에 선 제7헬기기동연대 3대대는 아무런 저항도 받지않고 바그다드로 향해 진격 중이며, 해병대는 영국 해병특공대와 함께 1차 점령 목표물로지목돼 온 바스라 함락을 눈앞에 두고있다. 미군과 영국군이 이처럼 신속한 지상작전을 펴고있는 것은 39일간 공습을 한 뒤에야 지상군을 투입한 지난 91년 걸프전 때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상군 투입이 대규모 공습과 정찰, 심리전을 마친 뒤 일러야 금주말에나 이뤄질 것이란 군사전문가들의 예상은 완전히 엇나갔다. 뉴욕타임스는 이와 관련해 동맹군이 지상작전을 예상보다 빨리 신속하게 전개하고 있는 이유로 2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라말라 유전지대의 1천여개 유정 중 6개 이상에 이라크군의 방화가 이뤄진점이 지상군 투입을 앞당겼다는 분석이다. 미 해병대는 금주 초 이라크군이 유정에방화할 경우 4시간내로 공격에 나설 수 있는 준비태세를 갖추도록 명령을 받았으며이때문에 지상군 투입이 빨라졌다는 것이다. 또 쿠웨이트 도시와 미군을 향한 이라크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빼앗긴 전쟁의 주도권을 회복하고, 기습 효과를 노리려는 것도 지상전이 빨라진 또다른 요인이 된 것으로 제시됐다. 동맹군의 지상전 지휘를 맡은 데이비드 맥키어넌 중장은 현지 사령관들과 예정에 없던 비밀 화상회의를 통해 지상군 투입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동맹군의 신속한 지상작전은 대규모 공습으로 무력화해야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이라크 외곽지역의 군사력이 강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 깔려있는 것으로지적되고 있다. 이라크 남부에 투입된 동맹군이 1차 점령목표인 바스라를 점령하면 이곳에 임시사령부를 설치하고 곧바로 바그다드 진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바스라를 방어하고 있는 이라크 병력이 무너지면바그다드까지 560㎞에 달하는 동맹군의 진격로에 전력이 강한 부대가 배치돼 있지않아 큰 저항없이 바그다드로 진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바그다드와 바스라 사이에는 고속도로가 건설돼 있으며, 비록 걸프전 당시 폭격으로 파괴된 곳이 복구되지 않은 곳도 있지만 가장 빠른 공격루트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군이 이 공격루트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사막과 늪지대, 유프라테스와티그리스강 등 험난한 지형을 넘어야 한다. 이때문에 바스라 점령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게 심리적으로 큰 타격을주고 미국과 영국 동맹군에는 대단한 전략적 이득을 주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있다. 동맹군은 이라크 남부에서의 신속한 지상작전과는 달리 북부지역에서는 이렇다할 작전을 펴지 못하고 있다. 미군 특수부대원들이 북부의 쿠르드 지역에서 소규모로 활동하고는 있지만 터키가 미군의 영토통과를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토마호크 미사일 공격만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 남부에서 전개되고 있는 지상작전의 속도를 감안할 때 조만간 공수부대와 강습부대 등을 투입해 북부에서 바그다드를 향한 제2의 전선을 열 것으로전망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