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 '중증 급성호흡기 증후군(SARS)'으로 불리는 괴질을 확산시킨 진원지는 바로 홍콩 메트로폴 호텔이라고 홍콩 보건 당국이21일 밝혔다. 야엉키옹(楊永强) 위생복리국 국장은 이날 베트남에 괴질을 퍼뜨린 중국계 미국인 사업가(49)도 지난달 21일부터 이틀간 메트로폴 호텔 9층에 투숙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업가는 메트로폴 호텔 9층 엘리베이터 로비에서 괴질에 감염된 것으로 보이며 지난달 25일 하노이로 출장가면서 병원에 입원해 베트남에도 괴질을 옮겼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홍콩 보건당국은 지난 19일 중국 중산(中山)대학 의대 류젠륀(劉儉倫)교수가 홍콩의 메트로폴 호텔 9층에 투숙하며 홍콩에 괴질을 퍼뜨렸다고 발표한 바있다. 중국 광저우(廣州)에서 괴질 환자를 치료하다 지난달 15일부터 괴질 증세를 보여온 류 박사는 지난달 21일 메트로폴 호텔 9층에 묵었으며 지난 4일 홍콩의 병원에서 사망했다. 위생복리국 당국자들은 "호텔 투숙객이나 방문객들이 중국 의사로부터 괴질에 감염됐으며 이들은 또 귀국하거나 출장을 가면서 세계 각지에 괴질을 퍼뜨렸다"고 말했다. 이들은 "캐나타에 거주하는 화교 할머니(78)도 메트로폴 호텔에서 괴질에 걸린이후 토론토에서 숨졌으며 싱가포르 여성 3명도 호텔 투숙 이후 싱가포르에 괴질을퍼뜨렸다"고 말했다. 메트로폴 호텔 대변인은 "200여명의 호텔 종업원들 중에서 괴질에 걸린 직원은아무도 없다"고 강조하고 "문제의 9층 객실은 모두 폐쇄했으며 영업은 정상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호텔에 묵고 있던 투숙객들은 지난 19일 밤 이 호텔이 괴질의 진원지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부분 짐을 싸 호텔을 옮겼으며 관광객들도 예약을 취소하고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