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이 개시되면서 페르시아만 등 중동 지역을 운항하는 선박과 항공기에 대한 추가 전쟁보험료가 5배로 급등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시작되면서 선박과 항공기에 적용되는 추가 전쟁보험료가 선가(항공기 가격)의 0.05%에서 0.25%로 올랐다. 전쟁보험료는 평상시 부과되는 기본 전쟁보험료와 전쟁위험지역이나 전쟁지역을 운항하는 선박에 부과되는 추가 전쟁보험료(AP)로 구분되며, 로이드 보험 등으로 구성된 런던전쟁보험자협회(JWC)에 의해 결정된다. 신형 유조선의 경우 평균 선가가 6천만 달러에 달하기 때문에 0.25%의 추가 전쟁보험료를 적용할 경우 선사들은 15만 달러(약 1억8천만원) 정도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 관련 업계는 추가 전쟁보험료가 이번에 5배로 올랐지만 이라크전이 장기화되거나 주변국으로 확전될 경우 수십배 또는 수백배로 폭등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91년 걸프전 당시에는 추가 전쟁보험료가 기본 전쟁보험료의 200배 이상인 선가의 2.2%까지 적용된 적이 있다. 이에 반해 기본 전쟁보험료는 9.11 테러 이후 선가의 0.01%에서 0.04%로 4배로 인상된 바 있어 또 다시 인상될 가능성은 별로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쟁보험료를 화주에게 부담시키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라크전이 장기화돼 추가보험료가 급등하면 중동 운항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현영복기자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