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이라크 남부 바스라 인근 움카스르 항구에서 영국 해병대특수부대(SBS)와 이라크군 사이에 발생한 첫 교전과 관련,이 부대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해병대 소속인 만큼 SBS의 가장 큰 임무는 상륙작전에 앞서 고공강하나 수상 또는 수중장비를 통해 적 해안이나 후방 깊숙이 침투한 뒤 해안경계병력의 배치상황,해안장애물 설치 여부, 주요타격목표물 등에 은밀정찰이다. 이들은 또 필요시 레이더망, 무기고, 해안포대나 미사일발사대, 적지휘관 등에대한 파괴나 암살.납치 등의 임무도 수행한다. 2차대전 당시 발족된 SBS는 창설 당시에는 육군 소속이었으나 제2차대전 직후군조직개편계획에 따라 해병대 소속으로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SBS의 병력은 300여명에 불과하지만 수훈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이 부대는 2차대전 후 보르네오, 말레이시아, 한국 등지에서 영국군의 눈과 귀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 작전을 성공으로 이끄는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한국전 당시에는 미 해군.해병대와 함께 동.서해안을 무대로 적진에 은밀히 침투한 뒤 터널, 교량 등 주요 군사 목표물들을 파괴하거나 정보를 수집임무를수행했다. SBS는 또 지난 1960년대 대서양상을 항해하던 영국 선적의 호화여객선 퀸 엘리자베스호에서 발생한 폭발물 협박사건 때에도 낙하산을 통해 해상에 강하, 사건을해결하는 공을 세웠다. 그러나 SBS의 명성이 일반에 알려진 계기는 바로 지난 1982년에 발생한 포클랜드전이었다. 이들은 라이벌인 육군의 SAS(Sepcial Air Service) 요원들과 합동으로또는 단독으로 아르헨티나군의 점령 하에 있던 사우스 조지아섬 등에 대한 제한적인정찰. 타격 임무와 특히 상륙작전에 앞서 포클랜드섬은 물론이고 아르헨티나 본토에대한 정보수집 활동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1991년 걸프전 당시에는 이라크군 최고사령부가 현지군과의 비밀교신을위해 지하에 매설한 광케이블망에 도청장치를 설치, 다국적군이 실시간으로 적정을파악하는데 기여했다. 이와 관련, 걸프전 당시 영국군 총사령관이었던 피터 드 빌리에르 중장은 저서인 '사막의 폭풍 사령부'(Storm Command)에서 SBS의 이 임무를 최초의 성공사례라고높이 평가하고 있다. SBS에 대한 지원자격은 2년 이상 복무한 해병대 현역에게만 주어진다. 지원자들은 2주간의 기초체력 및 심리측정을 거쳐 1년 가까운 전문교육과 훈련에 들어간다.그러나 훈련과정이 워낙 혹독해 기초단계에서부터 탈락률이 70%가 넘는다. 전문훈련.교육과정으로는 스쿠버다이빙, 낙하산강하(고공강하 포함),폭파, 정글.시가지전술, 생존술, 통신술, 대테러전술 등이 포함돼 있다. 이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지원자들 가운데 잠수기술이 뛰어난 요원은 'C제대'에, 커누나 보트 조작에 탁월하면 'S제대'에 각각 배속된다. 대테러전술과정을 이수한 요원은 본인의 희망에 따라 'M제대'에 들어갈 수 있다. 현재 SAS와 함께 영국판 통합특수전사령부(DSF)에 소속된 SBS 가운데 최근들어가장 주목을 받는 제대가 바로 M제대다. 특히 M제대의 요원들은 북해에 산재한 영국의 석유시추탑과 퀸 엘리자베스호 같은 호화여객선에 대한 테러범들의 점거상황을상정한 각종 훈련을 실전을 방불케할 정도로 실시한다. M제대의 기본화기에는 미국의 대테러부대인 델타포스(Delta Force)나 해군특수전연구개발단(DevGru, 옛 SEAL 6팀), SAS, 독일의 GSG-9, 이스라엘의 샤리엣 매트칼이나 13전단 같은 외국의 주요 대테러부대원들처럼 MP-5D6 기관단총과 저격용 L96AI소총, SGI P228 권총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M제대는 1만m의 고공에서 뛰어내린 뒤 항해 중인 선박 위에 정확히 착지할수 있도록 특별히 제작된 조향낙하산과 적의 레이더나 감응기에 전혀 발각되지 않는스텔스 잠수복과 거품을 전혀 내지 않는 폐쇄회로형잠수장비, 미니잠수정 등을 갖추고 있다. SBS는 '힘보다는 위장술로'(Not By Strength, But By Guile)라는 부대훈처럼 좀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주어진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특수부대로 정평이 나있다. 그러나 SBS는 지난 1990년대부터 SAS와 통합할 필요가 있다는 여론에 따라 자칫정체성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