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정부의 대서방 창구역할을 해 왔던 타리크 아지즈 이라크 부총리가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관할 지역으로 망명한 것으로 알려져 영국 정부가 사실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19일 보도했다. 영국 외무부의 마이크 오브라이언 중동담당 국무장관은 이날 하원에서 의원들의질의에 답하면서 불가리아 소식통에게서 아지즈 부총리 망명설을 입수했다면서 현재사실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하원 대정부 질의에서 노동당의 앤 클루이드 의원은 "타리크 아지즈 부총리가 이라크 북부 쿠르드민주당(KDP) 관할 지역으로 탈출했다는 미확인 보고가 있다"면서 "사실로 확인된다면 매우 유용한 정보"라고 말했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워싱턴 관리들은 아지즈 부총리가 망명했거나 아니면 탈출과정에서 부상했다는 보도가 있지만 이를 확인할 어떠한 정보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에서는 아지즈 부총리가 후세인 정권을 배반했다는 소문이 확산하고 있다. 이라크 반정부단체 이라크민주강령 고위관계자인 이스마일 사예르 씨는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에서 발송한 성명을 통해 "아지즈 부총리가 바그다드를 떠나 이라크북부지역으로 망명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라크 북부 KDP 본부 관계자는 "그런 소문을 들었으나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후세인 정권의 고위층 가운데 유일한 기독교도로 이라크 정부의 대외 창구 역할을 해 온 아지즈 부총리는 이라크 북부 도시 모술에서 태어나 이 지역과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 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