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에 대해 사실상 전쟁을 선포하자 세계 각국에 테러 비상이 걸렸다. 특히 미국과 영국 등 이라크 공격을 주도하고 있는 국가들은 알 카에다를 비롯한 아랍권의 보복테러에 대비, 지난 9.11테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테러 경계태세를 갖추기 시작했다. 미국은 부시 대통령의 대이라크 최후통첩 발표 직후인 지난 17일 밤 테러위협 수준을 '코드옐로'에서 두번째로 높은 '코드 오렌지'로 격상시켰다. 이어 미 국토안보부 톰 리지 장관은 18일 "오사마 빈 라덴의 알 카에다 조직원, 이라크 요원, 극단주의자 등으로부터의 테러를 저지하기 위해 미 전역에서 '자유 방패 작전(Operation Liberty Shield)'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 정부는 공항과 핵발전소 정유 화학시설 등에 대한 경계를 확대하는 한편 국경 순찰도 강화하고 있다. 또 금융시장의 보안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도 착수했다. 미 재무부 관계자는 "해외에서 전쟁이 일어나거나 국내에서 역경을 겪더라도 금융시장은 계속 가동되도록 할 것"이라며 "우리는 금융시장 및 은행들과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금융시스템이 효과적으로 기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9.11테러를 직접 경험한 바 있는 뉴욕시도 18일부터 전시 테러를 저지하기 위한 비상경계 태세에 돌입한다고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이 밝혔다. 테러범의 공격이 예상되는 장소에는 경관들이 추가로 배치됐다. 뉴욕시는 향후 시 영공 통제와 전투기 초계비행도 국방부에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영국도 자국이 이슬람 세력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판단,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영국정부는 이라크전이 발발하면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예멘 등지의 자국민들이 테러 공격의 1차적 목표물이 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와 더불어 공항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에 대한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이슬람 과격파들이 이라크 전쟁을 지지한 일본에 보복 테러 등을 감행할 것에 대비, 국내 주요 시설에 대한 경계강화에 나섰다. 일본 경찰청은 주일 미군기지, 원자력발전소, 공항 등 주요 시설에 대한 24시간 경계태세를 갖췄다. 특히 경찰청은 지난 12일 과격파들이 요코타 미군기지에 총탄을 발사한 사건이 발생했던 점을 감안, 미군 관련시설 경비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또 외무성은 외국 여행자들에 대해 테러 목표가 될 수 있는 시설에 근접하지 말 것을 요청했으며, 법무성은 위조여권 등을 소지한 입국자들에 대한 출입국 관리체제를 강화했다. 이밖에 프랑스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등도 개전이 임박해짐에 따라 테러에 대비, 주요 시설과 외국 공관 등에 대한 경비 강화 조치를 내렸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