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도의 이라크 전쟁이 임박해 오면서 쿠웨이트 교민사회에까지 생.화학전 위협이 엄습하고 있다. 쿠웨이트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김상만(60)씨는 "이번 전쟁은 아마도 지난 번걸프전 때보다 훨씬 위험할 것 같다. 전쟁이 발발한 뒤 쿠웨이트에 이라크의 화학탄이 날아올 경우 피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쿠웨이트 주재 대사관 관계자도 "이번에 전쟁이 터지면 무엇보다 화학전이나 생물학전이 가장 우려된다"며 "그것은 우리 교민들 뿐 아니라 쿠웨이트 정부나 미군당국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교민들은 이라크가 미사일을 이용해 생.화학공격을 할 수도 있으나 쿠웨이트내에서 테러를 통해서도 생.화학 공격이 가능하고 그같은 공격이 발생하면 쿠웨이트가공황상태에 빠질 수도 있을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쿠웨이트에 잔류하고 있는 교민과 건설사 주재원 등 240여명 가운데 70% 정도가 방독면과 탄저균이나 VX 신경가스 등에 오염됐을 때 필요한 아트로핀 주사 등 응급처치에 필요한 각종 장비 등을 갖췄다. 대사관도 교민들이 이같은 장비 등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해 교민들의 요구에 따라 1차로 국내에서 아트로핀주사 등 화.생물학전 처리키트(kit) 180개를 일괄구입해배포했으며 70개의 처리 키트를 추가로 주문해 놓은 상태다. 또 대사관과 쿠웨이트 한인회가 16일 오후(현지시간) 주최한 비상대책회의에서도 화학탄 투하시 대피요령과 방독면 착용요령 등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뤘으며 교민들도 이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했다. 이날 비상대책회의에는 전체 쿠웨이트 교민중 성인의 70% 정도인 40여명이 참석,교민들의 이같은 우려를 반영했다. 쿠웨이트에서 태권도 사범으로 활동하고 있는 오성대씨는 "대부분의 교민들이쿠웨이트내 군인수퍼에서 이미 방독면을 구입했다"고 전했다. (쿠웨이트시티=연합뉴스) 이기창. 임상수 특파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