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7일 이라크에 대한 무력 공격은 국제 안보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실수'가 될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푸틴 대통령은 크렘린궁(宮)에서 체첸 지도자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우리는 이라크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지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러시아 언론들이 전했다. 그는 "평화적 방법이 아닌 어떤 형태의 이라크 사태 해결 시도도 수많은 희생과국제 상황 전반의 불안정화와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는 실수가 될 것"이라고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이 이라크전에 반대 입장을 공개 표명하기는 최근 수주일 내 이번이처음이다. 그동안 푸틴 대통령은 이라크 무력 공격을 위한 새 이라크 결의안에 대한 유엔안전보장이사회내 거부권 행사 방침을 천명한 외무부와 달리 신중한 입장을 보여 이라크전 계획을 밀어붙이는 미국 및 영국과 모종의 접점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었다. 이에 앞서 유리 페도토프 외무차관도 이날 "러시아는 더이상의 추가 결의안은필요 없다고 믿는다"면서 이라크 무력 공격을 위한 결의안이 유엔 안보리를 통과할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페도토프 차관은 또 "러시아는 안보리에서 한스 블릭스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 위원장의 보고서를 토의하기 위한 각료 회담을 갖자는 프랑스 제안을지지한다"면서 "이라크 사태가 기존의 유엔 결의안과 무기 사찰을 통해 해결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알렉세이 2세 러시아 정교회 총주교도 이날 국제 사회의 여론을 무시한 이라크공격 계획을 즉각 중단할 것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에게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이라크전 시작에 앞서 러시아에 공격 계획을 사전 통보할것이라고 알렉산더 버쉬보우 주러 미국 대사가 밝혔다. 한편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이라크 상황이 점차 악화되는 양상을 보임에 따라이라크내 자국 교민들에 대피령을 내렸다고 알렉산드르 야코벤코 외무부 대변인이말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