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군은 11일 플로리다주 에글린 공군기지에서 비핵무기로는 가장 폭발력이 큰 2만1천 파운드(9천513㎏)의 고성능 폭약이 담긴 초대형 슈퍼폭탄 투하실험을 실시했다고 CNN 인터넷판이 국방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체릴 어윈 국방부 대변인은 실험은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됐다면서 "모든 것이 예상했던 대로였으며 잘못된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美국방부는 이번 실험이 이라크전이 터질 경우 지상과 지하의 핵심 목표물들을 공격하는데 이 폭탄을 이용할 수 있는 길을 터놓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으나 이라크전에 이 폭탄이 실제로 사용될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공식적으로는 `공중폭발대형폭탄'이라는 뜻의 약어인 'MOAB(Massive Ordnance Air Blast)'로 불리는 이 슈퍼폭탄에 실제폭약을 넣어 투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두차례에 걸쳐 실시된 시험투하때는 폭약을 넣지 않았었다. 미군들은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지난 91년 걸프전이 '모든 전쟁의 어머니(mother of all battles)'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에 빗대 이 폭탄을 '모든 폭탄의 어머니(mother of all bombs.MOAB)'라고 부르고 있다. 폭탄은 공군 C-130 수송기를 이용해 에글린 기지 훈련장 상공에서 투하됐으며 공군이 공개한 실험장면 비디오 테이프는 폭탄이 공중에서 떨어지면서 폭발, 충격으로 거대한 불덩어리가 생기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테이프를 관람한 국방부의 한 관리는 공중에 소용돌이 치는 거대한 구름이 형성됐으나 핵폭탄 폭발시에 생기는 버섯구름 모양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국방부 관리들은 비디오 테이프를 공개한 것은 이라크군에 압력을 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으며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도 기자들에게 "목표는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담 후세인에게 압력을 가하는 것이며 연합군의 능력을 분명하고 확실하게 과시해 이라크 군이 연합군에 대항해 싸울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말했다. 이 폭탄은 베트남전에서 처음 사용됐던 `데이지 커터' 폭탄을 한층 더 크고 강하게 개량한 것이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사용된 데이지 커터 최신형은 C-130 수송기에서 투하되면 지상 3m 위에서 공기와 결합하면서 폭발해 직경 500m 이내의 지역을 무산소 상태로 만드는 위력을 지녔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역시 C-130 수송기로 이동돼 위성유도장치에 의해 투하되는 MOAB의 파괴력은 데이지 커터 최신형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 한편 투하실험이 실시된 훈련장 근처 주민들은 이 폭탄의 폭발음이 예상했던 만큼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험장에서 32㎞ 떨어진 포트 월튼 해안에 있는 식당 종업원인 캐시 파이트는 폭발음을 들었으나 식당 창문이나 땅이 울리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lh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