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러시아 등의 반대로 이라크에 대한 무력사용을 승인하는 새 결의안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통과 가능성이 줄어든 가운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안보리가 무력 사용을 승인하지 않는다면 이는 스스로를 `부적절한 것(Irrelevant)'으로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유엔이 인내와 용기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이는 안보리를부적절한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문명세계가 직면한 새로운 위협을 다루는데 있어 위험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이 문제를 유엔으로 가져갔을때는 미국이 유엔에 반항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려웠다"면서 그러나 "우리의 안보가 관련됐을때 행동할 필요가 있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다. 그렇게 하는데는 유엔의 승인이 필요없다"고 선언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유엔 안보리에서 결의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독자적으로 이라크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수 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러나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중 상당수가 전쟁 개시를 위해 유엔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CBS와 Pew리서치센터가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미국인의 66%는 군사공격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응답자의 64%는 유엔의 승인을 기다리기를 희망했고 62%는 사찰기간 연장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라크 공격전 새 유엔 결의안이 통과돼야 한다는응답자도 58%에 달했다. 보수적 성향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브레트 쉐퍼는 "유엔 승인을 원하는64%는 전쟁을 확신하고 지지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들은 `유엔이 무엇을기다리고 있는가'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소재 민간 유엔협회의 티모시 워스 회장은 이같은 부시의 발언이 `공격적인 미국 우선 정책'의 일환이라며 미국인들이 유엔의 지지를 원하고 있는데다 진정한 위기는 테러리즘이나 북한 핵무기 문제이기 때문에 이는 `큰 도박'이라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 국제안보담당 차관보를 지냈던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학 케네디 행정대학원장은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지 못한 선제공격은 무력이 방어를 위해서만 사용돼야 한다는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이를 훼손하는 선례를 만든다면 그 위험은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 AP=연합뉴스)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