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야당은 이라크 전쟁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자크 시라크 대통령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최대 야당인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총재는 11일 이라크 전쟁위기와 관련해 시라크 대통령이 전날 TV 인터뷰를 통해 밝힌 프랑스의 입장에 대해 만족한다고 밝혔다. 올랑드 총재는 국제문제와 관련해 좌파의 역할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경제,사회 분야에서는 시라크 대통령이 이끄는 현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나 (대외 정책에서) 정의와 평화의 길을 추구하는 한 지지를 유보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중도 우파이면서 야당인 프랑스민주동맹(UDF)의 프랑수아 바이루 총재는 RTL방송에서 "거부권을 행사키로 한 것은 그동안 프랑스가 취해온 입장에 비춰볼 때 논리적으로 타당하고 정당하다"고 밝혔다. 사회당 소속인 자크 랑 전장관은 "부시와 빈 라덴은 모두 싸움꾼"이라며 시라크 대통령이 취한 입장을 "100%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라크 대통령이 어제 밝힌 입장과 나의 입장을 종이 한장 차이도 없다"며 "그가 표명한 프랑스의 약속은 확고하고 명확할 뿐 아니라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랑 전장관은 "이 전쟁은 부도덕하다"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조차 자신의 주장이 전쟁을 위한 변명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야권은 그동안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정부의 입장을 지지해왔으며 이 입장을 이라크 전쟁 결의안에 대한 비토권 행사로까지 밀고나가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시라크 대통령과 같은 진영인 중도 우파 정치인들은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되 대미 관계를 고려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에 맞서 거부권을 행사해서는안된다는 입장이었다. 여당인 대중운동연합(UMP) 소속 정치인들 사이에는 시라크 대통령의 TV인터뷰를 전후해 이라크 전쟁 결의안 거부에 대한 지지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UMP 소속으로 하원 외교위원장인 에두아르 발라뒤르 전총리는 "달리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왔다"며 "상대방이 우리를 (비토 쪽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약 70%가 이라크 전쟁 결의안에 대한 프랑스의 거부권 행사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