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 무장해제 시한을 17일로 못박고 나선 가운데 8일에 이어 9일에도 워싱턴과 마드리드, 암만 등세계 곳곳에서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워싱턴에서는 검은색 옷차림에 꽃으로 장식된 관을 든 100여 명이 시내 중심가에 모여 '미래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등 전쟁 반대 목소리를 높이며 경찰 수백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국회의사당 앞으로 행진하며 가두 시위를 벌였다. 시위 주도단체인 '이라크 저항서약' 의 고든 클라크 대변인은 "전쟁 발발시 수 천명이 사망할 수 있는데도 미 정부는 이를 언급조차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0...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와 인접국 레바논의 베이루트에서도 9일 레바논 정부 각료와 국회의원 등 고위급 인사와 팔레스타인 및 쿠르드 파벌 단체원 등 1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시 반전 시위를 벌였다. 레바논 시위대는 바아브다 대통령궁 앞에서 집결, 시위를 벌인 뒤 버스와 승용차편으로 2시간을 달려 다마스쿠스 시내로 이동, 시리아측과 합동으로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에밀 라후드 레바논 대통령과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아랍국가의 권익 수호자'들로 묘사한 피켓을 들고 양국 지도자들의 반전 입장을 환영했으며 일부 시위대는 범아랍주의자였던 가말 압델 나세르 전 이집트 대통령 초상화도 들고 나왔다. 라후드 대통령은 시위대 대표를 접견, "역내 상황은 우리에게 아랍의 연대 강화필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고 연대를 통한 반전운동 필요성을 강조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대통령궁 발코니에 나와 시위대들을 격려하며 "이번 시위는 이라크 사태와 국제분쟁의 평화적 해결 필요성을 강조해주는 것"이라며 격려했다. 0... 스페인에서도 9일 '인간방패'를 자임한 30여 명이 바그다드로 출발했다. 이들은 "무서운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라크 국민과 똑같이 위험을 감수하기 위해 인간방패역을 맡게됐다"면서 14일까지 바그다드에 머물며 이라크인들과 연대해 반전운동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나바라에서 열린 미사에 참석한 카톨릭 교도 수 천명도 이라크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도 '인간방패'역을 맡기 위해 바그다드로 떠나려는 미국 시카고의 반전단체 '광야의 소리' 회원 10여명과 스페인 반전단체 회원 6명이 비자 발급을 기다리며 반전 운동을 펼쳤다. '광야의 소리' 회원인 캐나다 작가 자히라 후파니는 "내 아이들과 손자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바그다드로 떠난다"고 강조했다. 스페인 단체 회원 2명은 "우리들의 생각이 정부의 전쟁지지 입장과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바그다드 방문을 결심했다"고 말하는 등 미,영 주도의 이라크 공격이 "정당성이 없는 범죄성 전쟁"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워싱턴.마드리드.암만 AP.AFP=연합뉴스)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