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에서 폭력 장면을 많이 시청한 어린이들은 남녀를 막론하고 어린 시절의 행동과 관계 없이 성장 후 배우자 학대, 범죄 등 공격적 행동을 취할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대학교 사회연구소의 L. 로웰 퓨즈먼 심리학 교수는 학술지 '발달심리학' 3월호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TV 폭력물의 장기적인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1970년대 말부터 최근까지 329명을 대상으로 TV 시청취향과 공격성간의 관계를 장기 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스타스키와 허치', '6백만불의 사나이' 같은 TV 드라마의 폭력을 통해 어린이들이 공격성이 어떤 상황에서는 적절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며, 카리스마적인 영웅이 폭력을 행사할 때 더욱 그렇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폭력에 대한 자연적인 혐오감을 감퇴시키는데도 TV 폭력이 일조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6-9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1차 조사한 뒤 이들이 20대 초가 됐을 때다시 조사한 것으로 TV 폭력물의 장기적인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어린이가 성인이 된 뒤까지 추적한 드문 조사 사례이다. 특히 연구 표본이 300여명을 넘고, 남성과 마찬가지로 여성도 같은 결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퓨즈먼 교수는 부모가 나서서 10대 이전 어린이들이 폭력 성향의 TV와 영화를 가능한 한 보지 말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뉴욕 AP=연합뉴스) h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