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적다리(대퇴부)가 짧은 사람은 성인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 의과대학의 아사오 게이코 박사는 9일 마이애미에서 열린미국심장학회(AHA) 심혈관질환-역학-예방에 관한 43차 연례회의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넓적다리가 짧은 사람은 당뇨병 예고신호이자 전구증세인 인슐린 저항이 나타나거나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인슐린 저항이란 우리의 몸이 인슐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해 포도당이 에너지로 제대로 전환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인슐린 내성이 손상되었다고도 표현되는 이러한 현상은 당뇨병 발병에 앞서 나타난다. 아사오 박사는 국립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1988-1994년 사이에 실시한 제3차 국민건강조사에 참여한 백인, 흑인, 히스패닉계 주민 8천738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넓적다리의 길이가 포도당 내성이 정상인 사람은 평균 40.2cm, 포도당 내성이 손상된 사람은 39.1cm, 당뇨병 환자는 38.3cm로 각각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사오 박사는 그러나 넓적다리의 길이가 당뇨병의 직접적 위험요인이라기보다는 넓적다리의 길이에 영향을 미치는 그 어떤 요인이 당뇨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하고 넓적다리가 짧은 것은 어린 시절의 영양상태를 나타내는 것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리의 길이는 유전자와 영양에 의해 결정되며 넓적다리는 약 20세까지는 자라지만 그 길이는 4세 때면 이미 결정된다고 아사오 박사는 말했다. 전체적인 다리의 길이가 당뇨병과 연관 있다는 두 건의 연구보고서가 앞서 유럽에서 발표된 일이 있지만 대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넓적다리 길이와 당뇨병의 연관성을 분석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세인트 루이스대학 일반내과 과장이자 내분비 전문의인 조지 그리핑박사는 짧은 다리는 신체발달 상태가 좋지 않음을 나타낼 수도 있다고 말하고 다리의 길이가 당뇨병과 연관 있다는 것은 처음 듣는 얘기지만 이 연구결과는 당뇨병이 자궁에서 그리고 출생초기에 예방이 가능함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마이애미 비치 AP.UPI=연합뉴스) skha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