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이라크 정책에 반발해 최근 사임한 미국의 한 직업 외교관은 미국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권을 전복하고 새로운 민주정부를 수립하려는 기도는 신식민주의 정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지난 달 27일 그리스 주재 미국 대사관 정무참사직을 사임한 브래디 키슬링은 8일자 그리스의 한 신문 인터뷰에서 "폭력을 수단으로 민주주의를 강요하는 것은 식민주의 정책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키슬링은 "우드로 윌슨 전 미국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강요하기 위한 군사적 침략에 결코 동의하지 않았다. 현재의 미국 정부는 특별한 이데올로기의 프리즘을 통해 세상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년간 중동지역을 포함, 세계 각국에서 외교관으로 근무한 키슬링은 "이라크를 침공하는 것은 미국의 국익에 중대한 손상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이라크가 대량파괴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우리를 향해 사용할 의사를 갖고 있다는 증거가 있었다면 미국은 이를 벌써 공개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뉴욕 타임스는 키슬링이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에게 사퇴서를 제출하면서 사퇴 이유를 밝힌 서한을 공개했다. 이 서한에서 키슬링은 "이라크 전쟁은 미국의 대외 이익에 커다란 손상을 가져올 것이며 윌슨 전 대통령 이후 미국의 가장 큰 잠재적인 방위력인 국제적인 정당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슬링은 또 "우리는 이라크 전쟁의 필요성을 전세계에 설득하는 데 왜 실패했는지 자문해 보아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테네 AFP=연합뉴스) songb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