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이라크 무장해제 최종시한을 오는 17일로 정한 수정 결의안에 대한 지지 확보를 위해 주말에도 전화외교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영국 전역의 도시들과 마을들에서는 반전시위가 벌어졌다. BBC 방송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블레어 총리는 8일 지방 총리 관저에 머물면서세계 각국 지도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수정 결의안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BBC `라디오 4'와 가진 회견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들에 주어진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면서 수정 결의안이 통과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같이 영국 정부 차원의 총력 외교전이 펼쳐지고 있음에도 맨체스터, 브리스톨, 뉴캐슬, 노팅엄, 셰필드, 웨스트 서섹스, 사우스 웨일즈 등 영국 전역에서는 반전단체들이 주도하는 가두시위가 이어졌다. 맨체스터에서는 약 10만명이 거리를 행진하며 가두시위를 벌였다. 노동당 소속인 조지 갤로웨이 하원의원은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10만명이 훨씬 넘는 사람들이 시위에 참가했다"면서 "평화적인 대안이 작동하고 있는데도 전쟁을 서두르는 이유를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의 수많은 어린이들이 내일이면 자신들의 머리 위로 폭탄이 떨어질지도 모르고 잠자리에 들고 있다"면서 "전쟁은 우리의 수치"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최신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국민의 68%가 사담 후세인 제거를 위한 무력사용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전쟁지지 응답자의 77%는 유엔의 2차결의가 있어야만 전쟁을 용인할 수 있다고 대답, 유엔 결의 없는 무력개입에는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무조건 전쟁에 반대한다는 응답자는 22%였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