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6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로 격돌했던 빌 클린턴 전(前) 대통령과 밥 돌 전 상원의원이 이번에는 TV 인기 시사프로그램의 논평가로 고정 출연해 언변을 겨루게 된다. 미국 3대 공중파 방송 가운데 하나인 CBS는 6일 클린턴 전 대통령과 돌 전 의원이 자사의 시사 매거진 프로그램인 '60분(60 Minutes)'에 고정 출연,각종 현안에 대해 공방을 벌일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논쟁에서 각자의 당 노선을 추종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96년 대선에서 맞붙은 정적이었지만 지난해 11월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돌 전 의원의 부인인 엘리자베스 돌 여사가 상원의원에 당선함으로써 상원의원의 남편이라는 공통점도 지니게 됐다. 클린턴 전 대통령과 돌 전 의원은 매주 한명씩 번갈아가며 주제를 택해 자기주장을 펼치고 상대방과 이에 대해 논쟁을 벌인다. 이들은 각각 45초씩 분량의 주장과 반박,15초씩 분량의 재반박 원고를 서로 팩스로 주고 받은 뒤 원고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에서 사용될 테이프를 녹화하게 된다. 두 사람의 출연료 규모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클린턴 전 대통령은 내년 가을까지 회고록을 출간하는 조건으로 노프 출판사로부터 1천2백만달러를 받은 바 있다. 이날 돌 전 의원과 함께 CBS의 '아침 쇼(The Early Show)'에 출연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 나라는 소리지르기 시합이 아니라 토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자신의 '60분' 출연이 건전한 토론문화 형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돌 전 의원도 "우리는 야비해지지 않고서도 단호하고 논쟁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