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와 관련한 새 유엔 결의안 논의의 중대분수령이 될 사찰단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보고를 하루 앞두고 안보리 내의 공감대형성을 위한 결의안 수정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6일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미국, 영국, 스페인이 공동으로 제출한 이라크 결의안의 문구를 수정할 용의가 있다고밝혔다. 스트로 장관은 "우리는 결의안의 문구를 토의하고 결의안의 절차 개선에 대한건설적인 제안을 받아들일 태세가 돼 있다"면서 "분명히 결의안 수정의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스트로 장관은 타협안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으나 "우리가 두번째 결의안 초안에 명시했던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해 "이라크가 마지막 무장해제의 기회를 저버렸다"고 밝힌 두번째 결의안의 근간은 수정되지 않을 것이라는점을 분명히 했다. 앞서 파이낸셜 타임스와 더 타임스 등 영국 언론매체들은 영국이 이라크에 무장해제 의지를 입증할 수 있도록 말미를 주되 시한을 명시하자는 내용의 타협안을 두고 막후 협상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날 CNN에 나온 미국 관리는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과 스트로 장관이 결의안의 일부 문구를 가다듬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국은 새 결의안이 이라크에 대한시한을 설정하는 데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른 관리는 "우리는 거기(시한설정)까지 가지 않았지만 항상 여러 구상이 있게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새 이라크 결의안에 대해 안보리가 좀처럼 의견 접근을 보지 못하는 가운데 안보리 이사국이 아닌 캐나다는 이라크에 대해 남아있는 무장해제 관련 의무들을 이행토록 월말까지 시한을 부여하자는 타협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 스페인의 전쟁 방침이 너무나 확고한데 비해 최소한 유엔의 이름으로 이를 승인하지는 않겠다는 프랑스, 러시아, 독일 등의 의지도 이에 못지않게 분명히 표명됐다. 따라서 단순히 결의안의 문구를 수정하거나 시한을 설정하는 기술적인 조정으로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안보리에서 각국의 입장들은 매우 완고하다"면서 ""그러나 모든 당사자들이 타협안을 위해 노력하고 공통분모를 찾도록 고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난 총장은 미국, 영국, 스페인의 결의안 초안을 비롯해 여러 제안들이 논의대상에 올라 있다고 지적하고 "실제로 표결이 이뤄지기까지 어떤일이 일어날지 말할 수 없다"고 말해 막판 타협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한편 7일 오전 10시(한국시각 8일 오전 0시)부터 열리는 유엔 사찰단의 안보리보고에는 11개국 외무장관 또는 차관이 참석할 예정이며 이에 앞서 각 이사국들의치열한 막후 외교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난 사무총장도 5개 상임이사국과안보리 의장국인 기니의 대표들과 연쇄 접촉을 하고 이라크 문제를 둘러싼 안보리내이견 해소 방안을 논의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