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 대한 전쟁 결의안 채택을 놓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영국이 새로운 타협안을 마련해 막후 절충에 착수했다고 영국 언론들이 6일 일제히 보도했다. BBC, 더 타임스, 가이언 등 주요 언론들은 영국 정부가 이라크에 약간의 시간을 더 주고 유엔 안보리 회원국들이 동의할 수 있는 최종 시한을 설정하는 형태로 결의안 내용 수정을 제의할 예정이며 미국이 이 같은 변경에 동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의 외교소식통들은 영국의 제안이 이라크에 대해 유엔 사찰단에 전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의 창'을 제공하고 이라크가 이에 응하지 않으면 곧바로 군사개입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간 가디언은 영국의 타협안이 동의를 얻으면 무력사용 시점이 수주일 정도 연기될 가능성이 있지만 터키의 지상기지 제공 거부로 병력 배치에 차질을 빚고 있는 미국으로서도 이 정도의 기간은 용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엔의 한 미국 관리도 "전쟁 승인이라는 결의안의 본질에는 변경이 불가능하지만 일부 내용을 더하거나 뺄 수도 있다"고 말해 지난주 안보리에 상정된 기존 결의안의 내용 변경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안보리에서 결의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15개 이사국중 9개국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하며 아울러 5개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행사가 없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이 제안한 이라크 전쟁 결의안에 대해 상임이사국인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이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으며, 독일 등 비상임 이사국들도 이에 동조하고 있어 결의안 통과가 어려운 상황이다. 영국의 타협안은 7일 블릭스 단장의 안보리 이라크 사찰 경과보고 후 열릴 비공개 회의에서 15개 안보리 회원국 외무장관들에게 회람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 해 11월 유엔 사찰단의 이라크 사찰이 재개된 이후 3번째인 이번 보고에서 블릭스 단장은 이라크의 무기사찰 태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블릭스 단장은 5일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한 달 동안 이라크는 (사찰활동에) 적극 협력했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