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매년 1만4천명에 가까운 여성들이 가정폭력으로 숨지고 있다고 런던에 본부를 둔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 인터내셔널.AI)가5일 밝혔다. 이는 지난 80년대 아프가니스탄과의 전쟁 및 현재도 진행중인 체첸전에서 러시아가 잃은 희생자수와 각각 맞먹는 숫자다. 국제사면위는 러시아 여성단체들이 집계한 수치를 인용한 성명에서 "러시아 연방에서 매일 3만6천명의 여성들이 배우자로부터 구타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에서는 매 40분마다 한명의 여성이 가정폭력으로 목숨을 잃고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80년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발생한 러시아의 전사자는 약 1만5천명이었다. 러시아 관리들은 부인하지만 반전단체들에 의하면 분리독립을 요구한 체첸과의 3년반에 걸친 전쟁에서도 이와 비슷한 희생자가 발생했다. 러시아 위기센터연합을 이끌고 있는 너탈러 아부비키로파는 "여성에 대한 폭력은 국가적 중요성을 지닌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제사면위는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고 가정폭력이 용인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줄 것"을 러시아 당국에 촉구했다. 사면위는 또 러시아에서도 휴일로 지정한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오는 10일 시위와 함께 철야기도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모스크바 AFP=연합뉴스)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