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상원의원 힐러리 로드햄 클린턴이 2년간의 `몸 낮추기'를 끝내고 상원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영향력 있는 민주당 의원중 한 명으로 급부상, 오는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출마 야망을 품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 인터넷판이 5일 보도했다. 상원에 진출한 최초의 퍼스트 레이디 출신 정치인인 클린턴은 최근 소프트머니로 기금을 조성해 진보적 싱크탱크를 창설하고 오는 2004년 대통령 선거에 대비해민주당의 의제를 부각시키는데 막후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클린턴 의원은 공화당의 정책결정에 이론적 기초를 제공하고 있는 보수적인 헤리티지 재단에 맞먹는 진보적 싱크탱크를 창설, 민주당이 조성중인 다른 정치그룹들의 중추역할을 담당케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이밖에도 당의 의제를 홍보하는 민주당 운영위원회 위원장으로 민주당 저변을 형성하는 재판전문 변호사들과 환경운동가, 노조원, 낙태권 옹호자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클린턴은 최근 소방수 등 재난.범죄 응급대처인력을 위한 기금조성을 둘러싸고 조지 W.부시 대통령과 싸움에서 특히 자신의 존재를 크게 부각시키면서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중도노선을 표방하고 나섰다. 그는 위탁양육 관련법과 실업보험 문제로 톰 딜레이 의원과 상원 예산위원회 위원장인 돈 니클스 의원 등 공화당내 보수파들을 직접 설득하는 과감한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제거해야 한다는 부시 대통령의 목표를 지지하면서도 국제사회를 향한 부시의 `말솜씨와 전술'에는 비판적이다. 클린턴 의원의 이처럼 공격적인 활동은 일부 노장 의원들의 분노를 사기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가 2년간 몸을 사리면서 상원의 생리를 터득하는 학습과정을 마치고 이제는 전면에 나서 의제를 부각시키는 적극적인 활동의 제2단계에 접어들었다고평한다. 민주당내에서는 클린턴 의원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우려도 일고 있다. 당내 최고위급 의원의 한 보좌관은 "클린턴 의원이 상원에 전시상황실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하는데 대해 일부 의원들은 불편해 하고 있으며 일부 의원들은 이것을 그녀의 대통령 출마 야망과 연결시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쨌거나 전통과 연공서열이 지배하는 상원에서 초선 의원의 영향력이 이처럼 수직상승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대부분의 상원의원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야 지도부에 올라갈 수 있고 여기서도 한참을 더 기다려야 전국적인 지지기반을 구축할수 있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클린턴은 현재 지역구인 뉴욕시의 유권자들로부터 55%의 높은 업무수행 지지도를 누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난 2년동안 상원의 가부장적 분위기에 순응해 동료의원들에게 고분고분 붙임성 있게 대하면서 열심히 정책개발에 매달린 결과 대부분의 동료들도 자기 편으로 만드는데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그녀는 지난 2002년 한해동안 100시간 이상 사회를 본 공로로 황금사회봉을 받은 6명의 민주당 의원중 한 명이 됐다. 동료의원들은 클린턴 의원이 더 많은 권력을 장악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보고 있다. 클린턴 자신은 2006년에 끝나는 상원의원 임기를 마칠 것이며 2008년 대선출마 계획도 없다고 말하지만 몇몇 민주당 의원들은 백악관을 향한 클린턴의 야망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실제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클린턴이 2008년이 아니라 2004년 대선에 출마하기를 바라기도 한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