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를 테러의 위협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미국에서 한 무명의 정부기관이 테러위험을 식별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장비 개발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4일 보도했다. 저널은 지난 86년 국무부와 국방부가 합동으로 설립한 `기술지원 실무그룹(TSWG)'이라는 기관이 기발한 아이디어와 첨단 기술을 가진 기업과 대학, 연구소 등을 지원해 각종 테러대비 장비 개발과 상용화를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9.11 이후에는 1만6천건의 제안이 TSWG로 쏟아졌지만 지금까지 심사를 통과한 제안은 120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는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와 `에어컨 속옷', 식기세척기에 `소독'할 수 있는 랩톱 컴퓨터 등 기발한 제품이 많다. 개발이 거의 완료돼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는 신용카드 크기로, 방사능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갖추고 있어 `더러운 폭탄'을 이용한 테러나 원자력 시설에 대한 테러공격시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구호요원들에게 우선 지급되며 일반에도 판매될 예정이다. 가격은 불과 3달러. `에어컨 속옷'은 방탄장비에 받쳐 입는 속옷과 얼음을 넣어두는 작은 배낭 등으로 구성된다. 옷 속에 설치된 관을 따라 4-8시간동안 끊임없이 찬물을 공급해주기 때문에 특히 폭염 속에서 두터운 방탄장비를 입고 활동하는 데 따르는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다. `화학, 생물학 반응 지원장비'라는 뜻의 `COBRA'라는 장비는 주된 소재가 천인 랩톱 컴퓨터와 무선통신 장치, 디지털 카메라, 스캐너 등으로 이뤄져 있다. 재난 장소에 출동한 구호요원들이 관련 정보를 파악해 전파하는 데 사용될 이 장비는 사고현장에서 오염됐을 경우에도 식기세척기에 넣고 돌리는 방법으로 쉽게 제독할 수 있다. 버지니아주의 `디펜스 그룹'이라는 개발업체는 연방수사국(FBI) 폭발물 탐지반에 `COBRA' 1천400만달러어치를 납품키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주요 시설에 설치되는 검색대와 비슷하지만 조사대상자에게 강한 바람을 뿜어 폭발물의 흔적을 찾아내는 탐지 장치도 개발되고 있다. 이밖에 저격수를 사전에 알아낼 수 있는 장비도 개발중이지만 TSWG는 "비밀"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TSGW의 예산은 10년전만 해도 800만달러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다른 정부기관들의 지원액에 따라 다소 달라지기는 하지만 대략 2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라고 월 스트리트 저널은 설명했다. 이 돈은 대부분 테러대비 장비 개발자에 대한 지원금으로 사용된다. TSGW는 신설된 국토안보부의 후원을 받아 이번주 일반인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공모에 나설 예정이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