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둔 미군이 내년부터 냉전시대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치.군사적 환경에 맞춰 대대적으로 개편된다. 3일 제임스 L. 존스 유럽 주둔 미군 총사령관 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 최고사령관은 미국의 새로운 안보전략에 따른 미군 재배치 계획을 검토 중이라면서 현재 나토 동맹국 및 러시아와 긴밀히 협의 중임을 밝혔다고 독일 언론은 전했다. 존스 사령관은 이날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유럽 주둔 미군 총사령부에서 기자들에게, 미 행정부가 새로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이로써 군사비의 효율과 군의 이동성을 제고하는데 관심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새 유럽 안보전략은 국가들 간의 전쟁 뿐아니라 개인이나 단체의테러를 포함하는 안보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신속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동서 대결의 최전선이었던 독일에 병력을 집중하고 서유럽 방위에 주력해왔던 냉전시대 전략에서 탈피, 동유럽과 남부 유럽에도 중요 기지들을 이전 배치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그는 말했다 존스 사령관은 이런 목표 아래 자신이 내년 3월 말 까지 19개 나토 동맹국과 7개 나토 가입 신청국을 모두 방문, 논의를 거쳐 군 재배치 계획을 마련한 뒤에 단계적으로 시행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군 기지 이전 대상국으로 폴란드,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여러 나라가검토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 폐쇄 및 감축 대상 기지는 물론 이전 지역 등 어떤 사항도 구체적 결정이 나지 않은, 논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재 독일 주둔 미군 규모가 변화된 환경에 비춰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힌 뒤 "그러나 우리가 추진하는 어떤 일도 현재의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며 정치적 대응으로 여겨서도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존스 사령관의 이 발언은 독일 정부의 이라크전 반대에 대한 보복조치로 독일주둔 미군이 대폭 감축될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라 나온 것을 의식한 것이다. 한편 조지 로버트슨 나토 사무총장은 존스 사령관이 자신에게 이미 밝힌 바 있는 검토 초기 단계의 미군 재편은 "이라크와 관련해 현재 벌어지고 있거나 향후 일어날 상황들과는 관계없이 더 폭넓은 계획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일"이라고 말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