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국방부 소속 체첸 주둔군 가운데1천명 이상을 이달 중 철수할 계획이라고 니콜라이 데랴빈 국방부 대변인이 3일 발표했다. 데랴빈 대변인은 "(10여년째 유혈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체첸 상황이 최근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고, 치안 유지 책임을 내무부에 넘기기 위해 국방부 병력을 감축키로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병력감축과 함께 200여 대의 군사 장비도 본국으로 철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랴빈 대변인은 그러나 "제42 기계화 보병사단을 비롯한 다른 부대들은 반군 잔당 소탕 작전을 위해 계속 주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체첸 수도 그로즈니 동쪽 한칼라 소재 러시아 주둔군 사령부의 유리 코스트로베츠 부사령관은 이와 관련, "국방부 병력 철수는 향후 수 일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말했다고 언론이 전했다. 러시아는 1999년 2차 체첸전 발발 이후 국방부와 내무부, 연방보안국(FSB) 등부처 산하 병력 10만여명을 체첸에 진주시켰으나 부처별 병력 수는 정확히 공개되지않고 있다. 러시아의 이같은 철군 계획은 새 체첸 헌법 채택을 위한 오는 23일 국민투표를앞두고 체첸 상황이 정상화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국내외에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체첸 신헌법 제정을 통해 러시아는 체첸이 연방 영토의 일부임을 재확인하고, 1994-96년 1차 전쟁 이후 계속되고 있는 유혈 사태를 정치적으로 해결할 토대가 마련되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로 부터 완전한 분리 독립을 추구하는 체첸 무장 세력은 최근 국민 투표 참여 거부 운동과 무력 투쟁을 점차 강화하고 있다고 관리들이 전했다. 관리들은 "반군 지도자 아슬란 마스하도프(민선 대통령)와 샤밀 바샤예프 반군사령관은 지난 주말 체첸 남부 25㎞ 치리-유르트에서 지역 라디오 방송을 통해 주민들의 투표 거부를 촉구했다"면서 "그들은 또 테러 활동을 위한 대원 모집도 재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체첸 무장 세력은 실제 지난 1일 그로즈니 동부 도시 아르군의 한 교차로에서아흐마드 카디로프 체첸 대통령 차량 행렬을 급습, 경호원과 경찰 7명을 사살하는등 무력 저항을 계속하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