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 섭취량은 전체 칼로리의 10%를 넘어서는 안된다고 세계보건기구(WHO)와 식량농업기구(FAO)의 의뢰로 30명의 세계적인 보건전문가들이 작성한 연구보고서가 3일 밝혔다. 당분 과다 섭취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사실이 아니지만 지금까지 그 한계가 구체적으로 지적된 일은 거의 없다. 이 보고서는 심장병, 비만, 암, 당뇨병 등 만성질환 예방을 위한 세계적인 식사-운동전략을 마련한다는 계획의 일환으로 작성되었다. 작년에 나쁜 식습관과 운동부족에 의한 질병 위험이 서방세계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많은 증거들이 나타나면서 WHO가 착수한 이 세계전략은 2004년까지 완성될 예정이다. 보건전문가들은 당분 섭취량을 10% 이하로 제한한 것은 지금까지 제시된 것 중가장 엄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보건당국이 제정한 '미국인을 위한 식사지침'은 구체적인 수치의 제시 없이 당분 섭취를 절제하도록 권장하고 있고 국립과학원 산하 의학연구소는 전체 칼로리의 25%를 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WHO의 비전염병실장 데렉 야치 박사는 여러 나라에서 당분 섭취량의 한계를 정하려 하지만 그 때마다 식품산업계의 엄청난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야치 박사는 WHO와 FAO가 이 연구보고서의 자료를 앞으로 각 나라 정부와의 협의 아래 국가별 당분 섭취량 상한선을 정하는 데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 10년 사이에 세계적으로 산업화, 도시화, 경제발전, 식품교역이 가속화되면서 사람들의 식습관과 생활방식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고 말하고 이덕분으로 비교적 가난한 국가들은 생활수준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바람직하지 못한식습관과 운동패턴이 나타나면서 식사와 관련된 만성질환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고지적했다. 보건전문가들은 앞으로 10년 안에 개도국들의 사망원인 1위가 심장병으로 바뀌고 개도국들의 비만률 증가속도가 선진국들을 앞지를 것이며 나쁜 식사-운동습관과관련 있는 성인당뇨병 환자의 3분의 2를 개도국이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연구보고서에 대해 미국 청량음료산업협회의 리처드 애덤슨 과학기술담당 부회장은 당분 섭취와 비만 사이에 관계가 없다면서 지금까지 발표된 많은 연구결과들을 보면 식품이나 식품 성분을 제한하는 것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말했다. 그 보다는 모든 식품과 음료를 적당히 먹고 운동을 더 많이 하도록 교육시키는것이 필요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런던 AP=연합뉴스) skha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