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대이라크 군사공격에 필요한 유엔 2차결의안 채택을 이끌어내기 위해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 대표들을 상대로 전화와 e메일을 도청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 옵서버가 2일 보도했다. 옵서버는 이날 자체 입수한 미 국방부 산하 국가안보국(NSA) 기밀자료를 인용,프랭크 코자 지역본부장이 NSA 요원들에게 유엔 안보리 이사국의 새 이라크 결의안 찬반 성향에 관한 최신 정보를 미 정부에 제공할 수 있도록 감시활동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지역본부는 미국의 전략적 이해가 걸린 국가들의 외교관들을 상대로 전화 e메일 등에 대한 감청업무를 수행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고 옵서버는 설명했다. 옵서버는 특히 "이라크 공격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앙골라 카메룬 칠레 멕시코 기니 파키스탄 등 "중도 6개국"대표들이 집중 감시대상으로 선정됐다"고 폭로했다. 옵서버는 "이 문건은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이 이라크 무기사찰결과에 대한 제1차 보고서를 제출한지 나흘뒤인 지난 1월 31일 작성됐다"며 "그동안 유엔 대표부 외교관들 사이에서 소문만 무성했던 미국의 도청의혹이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